<김태근 / 밀양주민>
여기가 창녕서 오는 길입니다.
광복후에 첫 고향에 방문하기 위해서 서울서 차를 갖고 창녕을 경유해서 너무 환영하는 군중들이 많아서 도저히 차를 타고 갈 수가 없어서 보행으로 밀양 지금 초등학교입니다만.
옛날에 보통학교 환영회의장 거기까지 가셨습니다.
<표충사 (경남밀양시) >
밀양방문을 마치고 돌아가려던 길에 김원봉은 밀양 표충사에 들린다.
어린시절 병법을 공부하며 독립운동의 꿈을 키웠던곳.
27년만에 돌아온 이곳에서 김원봉은 새로운 국가건설에 대한 부푼꿈을 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꿈이 깨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미.소 공위 환영및 민주주의 임시정부수립 촉성 시민대회 (1946년 4월) >
꿈에 그리던 해방을 맞이한 한반도에는 민주적정부수립을 향한 열망이 들끓었다.
그러나 모스크바 3상회의에 신탁결정을 둘러싼 좌.우대립속에서 김원봉은 좌익계열의 민주주의민족전선에 참여한다.
게다가 미군정은 공산당을 비롯한 좌익단체들을 탄압했고 진보진영에 대변자로 활동하던 김원봉역시 친일경찰 노덕술에게 체포되어 고문을 당하는 수모를 겪는다.
일제치하에서도 당하지 않은 일을 해방조국에서 겪게 된 김원봉은 크게 상심한다.
김원봉은 붙잡혀 갈 당시 화장실에 있었는데 일제 경시출신 노덕술이 그대로 수갑을 채워 장택상 앞으로 끌고 갔다.
김원봉은 장택상과 노덕술에게 그런 수모를 당하고 나에게 와 사흘을 꼬박 울었다.
그는 울면서
'여기서는 왜놈 등살에 언제 죽을지 몰라' 했다.
-의열단 동지 유석현의 회고
<남북연석회의 1948년>
임시정부수립이 차질을 빚게 되자 1948년 남북의 정당사회단체대표들이 평양에 모여 연석회의를 연다.
16개정당 40여개 사회단체대표 500여명이 모인자리.
김원봉도 당대표자격으로 연석회의에 참석했다.
5일간의 회의가 끝난 뒤 김원봉은 북한에 남아 북한정부 수립에 참여하고 정부요직을 두루 걸친다.
1958년 이후 숙청설과 함께 그의 행방에 대해 알려진 바는 없다.
<염인호 /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교수>
민전에 참여하면서부터 결국은 당시 상황이 신탁통치문제를 갖고 좌익, 우익으로 완전히 나눠져 있기 때문에 그 시점에서는 결국 어느 한쪽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기로에 놓였고 그 선택의 기로에서 김원봉은 좌익쪽인 민전에 가담했기 때문에 그게 이어져서 결국 북한을 선택했다.
김원봉의 월북 후 밀양에 남은 그의 가족들은 고초를 겪어야 했다.
유일한 생존자는 막내여동생 학봉씨 뿐이다.
-가족사진
<김학봉여사 / 김원봉장군의 막내동생>
이 사진은 제가 8살 때인데 이 오빠도 결혼했고 이 오빠도 결혼했고.
이 오빠는 그 당시에 결혼안한 오빠입니다.
20살때 그...끌려가서 학살당한 오빠고 돌아가신 오빠고...
공산주의자로 몰려 하루아침에 네 오빠를 모두 잃은 학봉씨에게 빨갱이 집안이라는 굴레는 너무나 가혹한 것이었다.
<김학봉 / 김원봉장군의 막내여동생>
거기서 골짜기로 들어가니까 지금도 대밭이 있고 하는데 그 골짜기 거기서 사람을 엮어서 고기 엮듯이 엮어서 손 꼼짝 못하게 해서 거기다가 부어서 총살해서 흙으로 덮었나 보던데...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 안태리
<손정태 / 밀양향토 사학자(밀양문화원 이사) >
이 자리는 한국동란때 밀양지역보도연맹에 가담했던 분들을 학살한 곳입니다.
그러니까 밀양에서 보도연맹에 가담하셨던 350여분을 트럭으로 싣고 와서 여기서 그냥 총살한 겁니다.
총살하고 난 뒤 이렇게 묻었습니다.
유골들을 발굴하거나 그러지 않았지만은...
1949년 좌익인사 교화목적으로 만들어진 보도연맹의 회원은 전국적으로 약 30만명에 달했다.
한국전쟁직후 이들에 대한 군.경의 무차별 학살이 자행됐고 김원봉의 월북으로 보도연맹에 가입되었던 형제들역시 그 희생양이 됐다.
일제강점기 김원봉은 분명 이땅의 희망이었다.
항일무장투쟁에서 좌우통합운동을 펼쳤던 그가 소망한 것은 오로지 조국독립뿐이었다.
그러나 해방 60년 김원봉의 이름은 분단과 이념의 대립속에 여전히 묻혀있다.
'역사 > 현대사 재조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약산김원봉장군장군의 처 박차정여사의 묘 (0) | 2012.01.31 |
---|---|
[스크랩] 비운의 항일 영웅 김원봉 장군을 아십니까 (0) | 2012.01.31 |
[스크랩] 항일독립운동의 명장 약산 김원봉장군,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선장 (0) | 2012.01.31 |
[스크랩] 독립군 사진과 함께 듣는 독립군가 (0) | 2012.01.31 |
[스크랩] 대한제국 애국가 해군 군악대 (0) | 2012.0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