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
그 놈들은 우리들을
정치사상범이라고 불렀다.
마산형무소에 2년간 갇혀 있었는데
아침에 이름을 호명하길래 나갔지.
그 날은 1950년 7월 24일 월요일이었다.
다른데로 이감한다고 불려나갔는데
우리를 육군헌병대에 넘겼다.
개머리판으로 머리를 내리치면서
도라꾸에 다 올라타게 했지.
그 때가 삼복이라 푹푹 찌고 무지 더웠다.
골로 끌려 가서 쥐도 새도 모르게
죽나보다고 우리들은 서로 이야기했었다.
우리가 끌려간 곳은 마산 괭이바다.
당도하니 해가 지고 어둑어둑 저녁께였다.
울부짖고 소리쳐 바로 지옥이었다.
우리들을 싣고 바다 한 가운데로 갔다.
슬프도록 아름다운 생의 마지막 바다였지.
그 날은 유월 초열흘 아버지 제삿날 밤이었다.
향나무를 칼로 삐져 향로에 향을 사루고 멥밥을 퍼는 바로 그 시간이었지.
1,681명이 다들 머리뜯고 절규하며
살려달라고 애원했지만 아무 소용없었다.
두 다리엔 돌덩거리가 달리고
열명씩 줄에 굴비엮듯이 묶였다.
얼굴이 가린 채로 뱃전에 서서 달보고 울었다.
그 놈들이 낄낄 웃으면서
눈가리고 두 발묶인 우리들을
바다로 발로 차서 밀어넣었다.
그렇게 안해도 바다에 빠뜨리면
살아날 길이 없는데 달빛속에 그 놈들은 허우적거리는 물속의 우리들을 향해 순시선으로 돌며 기관총을 난사했다.
우리들을 감쪽같이 죽였다고 생각했겠지만 우리들은 아무도 죽지 않았다,
아무도 죽지 않았다, 죽을 수가 없었다,
죽을 수가 없었다.
시퍼렇게 눈뜨고 피눈물 흘리며
66년간 한 번도 눈을 감지 않았다.
우리들은 억울하다. 우리들은 억울하다. 억울하다. 억울하다. 우리들은 억울하다.
우리들을 건져다오, 우리들을 건져다오.
우리들 고향집으로 모두 돌아가게 해다오.
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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