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대(淸代) 화가 왕락(王犖)의 <모정정좌도(茅亭靜坐圖)>
無事此靜坐 一日是兩日
若活七十年 便是百四十
(무사차정좌 일일시양일
약활칠십년 변시백사십)
일 없이 이렇게 조용히 앉으면
하루가 이틀 맞잡이 되리니
만약 칠십 년을 산다면
일백사십 년 사는 셈이 되리
☞ 소동파(蘇東坡)의 인생경륜이 잘 배어나는 시 한 토막이다. 이른바 소동파식 '인생 두 배로 즐기는 법'이라 해도 무방할 듯하다.
※ 一日是兩日은 자료에 따라 一日當兩日/一日似是兩日로 나오기도 한다.
※ 근현대 중국화가 황빈홍(黃賓虹)의 <송당정좌도(松堂靜坐圖)> 성선(成扇) (1945年作)
현대의 삶은 예전에 비할 바 없이 풍요하고 편리해졌다. 삶이 넉넉하고 수월해졌다면 그만큼 즐거움과 만족감도 높아져야 마땅하다. 과연 그럴까. "그렇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오히려 그 반대일지도 모른다. 현대인들은 자신의 오관(五官)을 온통 외물과 현상에 빼앗기고 산다. 도무지 자신을 돌아볼 겨를이 없다. 겨를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럴 필요와 이유를 모르고 산다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러니 하루가 24시간이 아니요, 1년이 365일이 아니다. 그보다 훨씬 짧다. 잠깐 정신을 차리고 보면 어느 새 한 달이 훌쩍 지나버렸고, 잠시 돌이켜 보면 한해가 저물고 있다. 그러니 온전히 자기 삶을 살고 있다고 할 수 없다.
고요히 앉아 오관(五官)을 한데 모으고 내면을 들여다보면 물리적 시간은 전혀 다른 개념으로 다가선다. 하루는 24시간이 아니다. 30시간일 수도 있고, 40시간이 될 수도 있다.
며칠에 한 번이라도 고단한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을 돌아볼 일이다. 그러면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도 새삼스럽고, '한 오백년'도 그럴 듯해진다. 인생살이 별 것이랴. 다 살기 나름인 것을.
※ 근현대 중국화가 황빈홍(黃賓虹)의 <초당정좌도(草堂靜坐圖)> (1932年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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