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야,
너는 스물 아홉에 영원이 되고
나는 어느새 일흔 고개에 올라 섰구나.
너는 분명 나보다 여섯 달 먼저 났지만
나한테 너는 아직도 새파란 젊은이다.
너의 영원한 젊음 앞에서 이렇게 구질구질 늙어가는 게
억울하지 않느냐고 그냥 오기로 억울하긴 뭐가 억울해
할 수야 있다만 네가 나와 같이 늙어가지 않는다는 게
여간만 다행이 아니구나.
너마저 늙어간다면 이 땅의 꽃잎들
누굴 쳐다보며 젊음을 불사르겠니. 문익환
나도 이런 편지 주고받는 꽃같은 동무를 갖고 싶다. 효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