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日記

2015.12.2

감효전(甘曉典) 2015. 12. 2. 08:20

 

인연

 

어제는 경산유족회원분들이 버스대절해서 나를 찾아와서 한참이나 눈물흘리며 할아버지를 이야기하고 다과후 괭이바다로 갔었다.

 

바닷가 단골식당에서 공양을 맛있게 먹고 건배, 학살당하신 분들이 남긴 한 점 피붙이들의 특별한 만남.ㅠ

아침에 회장이 일찍 다음과 같은 문자왔다.

............................................................

 

" 스님.편히 주무셨습니까? 어제는 마음에 응어리를 꺼내시어 저희들에게 큰 감동을 주셨습니다.고맙습니다.

 

유가족들의 각오가 달라졌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마이크를돌려 스님만남을 얘기나누면서 늦은 시간 돌아왔습니다

 

저희는 외로운 평생의 투쟁에서 큰 힘을 얻었습니다 책도 그냥 덥석 받아서 죄송하구요 곧 뵙고 싶습니다 할아버지 아버지 2대에 걸쳐 빨갱이라 찍힌 집안에 맏딸로 태어나 스님말씀에 절대공감하며 아직도 남아있는 눈물이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새벽기도중에 천주.성모님 우리들의 스님 건강하심을 간절히 기도드렸습니다. 고맙습니다. 채영희

 

 

" 아렛밤은 만가지 생각에 잠을 전혀 잘 수 없었습니다. 어제 그리 만나고 이야기를 하면서 도저히 주체할 수 없는 분노와 슬픔, 미쳐버릴것만 같은 그런 기분을 느꼈으며 밤새도록 이야기하고 부둥켜안고 울고 싶었습니다.

 

살아남은 뼛조각 살조각들인 우리가 그 분들이 흘리신 피눈물같은 괭이바다를 바라보며 함께 섰을 때는 만감이 교차하고 가슴이 벅차 말문이 막혀 무슨 말을 해야할지도 모르겠더군요.

 

집으로 돌아왔는데 이상하게 수면제라도 먹은 것처럼 가라지며 잠이 마구 쏟아지더군요. 저녁 6시경부터 잔 것 같은데 깨어보니 밤1시였습니다.

 

먼 길에 이곳까지 오시느라 고생하셨고

바다에 가서 공양을 함께 하시고라도 가셨으니

기분좋았으며 제가 꼭 맛있는 거 대접하고 싶었습니다.

 

오신 분들이 다 제겐 할머니같고 아버지, 작은 아버지 큰고모 작은고모같았습니다.

 

유족회분들은 특별한 인연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에 오시면 그 바다에 우리 또 가요.

어제 헤어지는데 어찌나 아쉽던지요.

 

건강하시고 또 뵙기를 바랍니다.

비가 옵니다. 오늘은 제 남동생 기일입니다 ㅠㅠㅠ 효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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