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이라면 황금빛 들녘이 훤히 내려다 뵈는
산에 올라 토실토실한 알밤을 줍거나,
기나긴 겨울밤 구운밤을 먹으며 옛이야기 나누다 밤을 지새우거나,
제사상에 올릴 밤을 정성스럽게 다듬었거나,
밤을 넣은 송편을 빚어 보았거나 등등.
'밤'하면 생각나는 추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만큼 밤나무는 우리 땅에서
재배역사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오래되었고,
전국 어느 곳이나 사람이 사는 곳이면 흔히 있는 나무이기 때문에
식품과 약재로 다양하게 이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관혼상제에도 빠지지 않고 사용되어
우리 생활문화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밤이 제물(祭物)로 사용되는 이유는 밤의 생태습성 때문인데,
밤을 심으면 껍질을 땅속에 남겨두고 싹은 올라오지만
껍질은 땅속에서 오랫동안 썩지 않고
그대로 붙어 있는 까닭에 자신의 근본
즉, 조상을 잊지 않는다고 여겼다.
폐백을 드리면 시아버지는 며느리의 치마폭에 밤을 던지는데
이유는 밤송이 하나에 3개의 밤톨이 들어 있는데
이것을 3정승으로 여기고 훌륭한 자손을 낳으라는 뜻이다.
밤은 100g당 162Kcal, 단백질 3.2g, 지질 0.6g, 탄수화물 35.8g,
칼슘 28mg, 비타민B1, 비타민A, 비타민C, 등
각종 영양분이 골고루 들어 있어
완전식품으로 분류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특히 게르마늄(Ge-germa-nium)이라는 생리활성 물질이 들어 있음이
확인되면서 건강 기능성식품으로 높히 평가되기에 이르렀다.
게르마늄은 인삼, 구기자 등에 들어 있는 성분으로 체내에서
인터페론(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의 세포에서 생산되는
항(抗) 바이러스 단백질)의 생산을 촉진하고, 산화방지,
면역기능의 활성화, B형 만성간염 치료효과가 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 밤을 율자(栗子)라 하고
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짜다고 하였다.
기운을 돋우고,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신장(腎臟)의 기운을 높혀
정력을 보강해 주고, 배가 고픈 것을 견딜 수 있다고 하였으며
과실 중에서 가장 좋다고 하였다.
생밤은 뜨거운 잿불에 묻어 진이 나도록 구워야 하는데
속까지 익히면 기(氣)가 막혀 체하게 된다고 했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신장의 기운이 떨어져
허리와 다리가 약해져 걷기가 불편한 노인이 먹으면
걸음을 잘 걷게 된다고 하였다.
그리고 율피(栗皮-밤 속껍질)를 꿀에 개어 바르면 피부가 수축되어
주름살이 펴지고, 율모각(栗毛殼-밤송이)을 달여서 마시면
위암, 당뇨, 코피가 나는 것을 치료한다고 했다.http://cafe.daum.net/doan1
노인이 허리가 아프고 다리에 힘이 없어 걸음 거리가 불편할 때
밤죽을 쑤어 먹으면 씻은 듯이 낫고,
꿀에 조린 밤초를 공부하는 학생에게 먹이면
집중력이 높아져 책상에 오래 앉아 있게 하고,
머리칼이 빠지는 사람이 밤을 늘 먹으면
신장이 튼튼해져 대머리가 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이외에도 약밥, 갈비조림, 율란(栗卵) 등
궁중음식에도 빠지지 않고 사용되고,
편리하게 밤잼을 만들거나 말려서 가루로 빻아 두면 먹기에 수월하다.
밤을 진한 소금물에 4-5일 담가두었다가 꺼내어
얼지 않는 음지에 모래와 함께 묻어두면
밤벌레 공포 없이 보관할 수 있다.
또 냉장보관하면 밤으 단맛이 더 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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