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께.
할아버지,
여기 제가 왔습니다.
오늘은 할아버지가
65년전 그 몹쓸 일을 겪으셨던
바로 그 날이며
기일이기도 합니다.
할아버지,
제가 따라드리는 술 한 잔 받으셔요.
그리고 한 날 한 시에
그리되신 1,681분들도
모두 제가 따라드리는 술 한 잔 받으셔요.
오늘 제가 담배도 한 보루 사왔으니
담배도 한 대 태우십시오
할아버지,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원통하고 절통한
분한 마음 삭히시고
제게 힘을 주십시오.
힘을 주십시오,
도와주십시오.
도와주십시오.
많이 아파
어제 아레도
그렇게 비가 왔지만
올 수 없었습니다.
안아프게 도와주시고
만가지 지독한 병고도
사라지게 도와주십시오.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번득이는 필력을 갖게 해주십시오. .
모든 일이 원만히
풀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이 생을 다하여
후생 그 후후생을 넘어
100생 1,000생이 넘도록
몸을 바꾸고 또 바꾸어
이 생에 당한 원통한 이 일을
결코 잊지않을 것이며
할아버지와 1,681분을 위해
천년을 울고 빌겠습니다.
할아버지,
존경합니다.사랑합니다.
손녀 감효전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