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근
아무리 생각해도 녀석은 신통방통한 게 맞다.
관절에 문제가 있는지 열흘전부터 앞다리가 많이 아파 주사도 맞고 약을 먹으면서 압박붕대를 하고 다리를 절고 아파 잘 걷지 못하여 하는 수없이 내 방에 안고와서 자게 되었다.
물이 먹고싶은 표정이면 물을 먹이고 오줌이 누고싶다는 표정이면 욕실로 데려갔다. 자다가 분명 오줌을 누고 싶어하는 것같아 데려간건데 오줌을 누지않아 도로 안아 데려오기를 여러번.
이상하다싶어 마당을 데려가니 아픈 다리로 화단으로 절뚝거리며 뛰어가더니 한참이나 오줌을 누는게 아닌가.
그러니까 오줌을 밖에서 누겠다고 내게 신호를 여러번한건데 난 그것도 모르고 욕실로 몇 번이나 데려가서 왜 오줌누고싶다고 하면서 안누느냐고 녀석에게 뭐라고 타박을 했는데 자기가 생각할 때 욕실에서 오줌을 누면 안된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언젠가 목욕을 시키고 나오면서 마루에서 꽃화분에 다리들고 오줌을 싼 적 있는데 집안에서 그러면 안된다고 가만히 아이한테 말하듯 타이른 적이 있는데 그걸 녀석이 기억한 모양이다. 신통방통하다.
오줌이 누고싶다고 신호를 주거나 표정일 때 욕실이나 실내 수돗가에 데려가면 가만히 있고 방에 들어오고 다시 안고 마당이나 화단에 데려다주면 오줌을 눈다.
상당히 영리한 녀석이다.
내 말귀를 바로 알아듣고 말 안해도 교감이 된다.
시근이 왠만한 사람보다 훨씬 나은 것같다.
하면 안된다거나 해야할 일을 가르치면 바로 그렇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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