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잘먹고 잘사는 법

하루 한끼 먹으면 회춘

감효전(甘曉典) 2012. 10. 9. 22:19

 

하루한끼 먹으면 회춘?…저자가 살아있는 증인

한겨레 | 2012.10.05 21:51

[한겨레]베스트셀러 읽기

1일1식
나구모 요시노리 지음, 양영철 옮김/위즈덤스타일·1만3000원

17만년에 걸친 현생인류 역사에서 사람들이 지금처럼 하루 세 끼 꼬박꼬박 챙겨먹은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나머지는 기아와의 긴긴 싸움의 역사였다. 그 긴 세월 동안 인간은 먹을 게 생기면 가능한 한 체내에 지방 형태로 많이 축적해두는 체질로 진화해 왔다. 그래서 살아남았다. 그런데 지금 지구상의 웬만큼 사는 나라들에선 비만과 그로 인한 각종 질병들이 사회적 문제가 되는 양극화 시대가 도래했고, 그 성공적인 진화의 결과가 인류를 위협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인류가 다시 체내 축적을 거부하는 쪽으로 역진화하기를 기다릴 여유는 없는 이 긴박한 시대에 썩 어울릴 법한 책이 <1일1식>이다.

하루 한 끼만 먹어라(1일1식). 한 끼도 밥과 국 한 그릇, 나물 등 채소 반찬 한 가지 정도로 간소하게 하는 게 좋다(1즙1채). 채소는 잎째·껍질째·뿌리째 먹어라. 생선을 먹더라도 머리째·껍질째·뼈째 먹어라. 통째로 먹는 게 좋다. 곡물은 가능한 한 도정을 하지 않는 게 좋다.(1물 전체=완전식품) 잠은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마라. 저녁 먹고 바로 자는 게 좋다. 하지만 억지로 하면 오래 못 간다. 이 건강법의 요체 가운데 하나는 편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몇 가지만 지키면 머지않아 "매끈한 피부와 잘록한 허리"를 갖게 될 것이다. '하루 한 끼'가 과연 실행 가능하냐고? 물론이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는 순간 오랜 세월 인류를 기아와 추위와 상처·감염에서 지켜준 '생명력 유전자'(sirtuin)가 여러분 체내에서 재가동되기 시작한다. 공복과 완전식품, 숙면이 여러분을 회춘시키고 암으로부터 지켜줄 것이다. 몸세포 교체주기인 52일 정도만 계속하면 신체 나이가 수십년 젊어지며, 수명도 크게 늘 것이다. 식사량을 40% 줄이면 수명이 1.5배로 는다는 동물실험 결과도 있다. 이건 실생활에서 검증된 것이다. 바로 '나 자신'이 그 산증인이다.

이런 내용을 담은 일본인 성형·암 전문의 나구모 요시노리의 <1일1식>이 번역 출간된 건 9월7일. 출판사에 따르면 출시 한 달 만에 3만부가 나갔고 독자들 반응도 괜찮다. 비슷한 제목과 내용의 책들이 없지 않았지만, 돋보이는 성적이다.

적게 먹는 게 좋다는 얘기는 새삼스러울 게 없다. 그런데도 이 책이 잘 팔리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일본에선 4월 출간된 뒤 50만부가 나갔단다.

의료업을 4대째 물려받은 지은이는 국제노화방지의학회 명예회장까지 맡고 있다. 실제 57살이지만 그의 혈관 나이는 26살, 뼈 나이는 28살이고 수십년은 더 젊어 보인단다. 전문지식을 바탕에 깐 설득력 있는 화법도 책 판매에 도움이 됐겠다. 예컨대 포식의 결과인 당뇨병 및 합병증 발병 메커니즘에 대한 분석은 간단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비만이 수명을 줄이고, 1일1식 하면 발냄새, 땀냄새 등 체취도 사라지는 이유에 대한 설명도 그럴 법하다.

하지만 아마도 이 책을 베스트셀러로 만들어준 최대 매력 포인트는, 지은이의 주문을 실행에 옮기기는 비교적 쉬운 데 비해 그 예상효과는, 물론 해 봐야 알겠지만, 엄청 크다는 것이 아닐까.

한승동 기자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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