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학

[스크랩] 구당 김남수옹의 무극보양뜸

감효전(甘曉典) 2012. 7. 26. 23:48

 

 94세 ‘침과 뜸의 달인’ 김남수 선생, 무병장수의 비결을 말하다

글·오진영‘자유기고가’ / 사진·조영철 기자

아흔넷의 구당 김남수옹은 지금도 왕성하게 환자를 치료하고 전국을 누비며 강연한다. 우리나라 전통 의술인 침과 뜸을 널리 보급하겠다는목표를 향해 쉼없이 달려온 그의 남다른 인생과
장수비결.


지난 추석 KBS에서 이틀 연속 방영한 다큐멘터리 ‘구당 김남수 선생의 침뜸 이야기’는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었다. 아흔넷의 김남수옹은 전통 의술인 침과 뜸을 지켜온 자신의 한평생을 소개했다. 그의 침과 뜸 치료를 통해 만성질환에서 벗어난 환자들의 증언이 이어졌고 2도 화상을 입은 환자가 침 치료를 받고 1년 사이에 흉터가 거의 사라진 사례 등이 화면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됐다.

김남수옹을 만나기 위해 그가 운영하는 서울 청량리 남수침술원을 찾았다. 온화한 인상의 김옹은 아흔넷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정했다. 무엇보다 허리가 꼿꼿하고 피부가 맑았다. 기억력 또한 비상하다. 일제강점기부터 지금까지 일어난 굵직한 일에 대해서는 사람의 이름과 날짜까지 정확히 떠올리며 3시간짜리 강의도 가볍게 이끌어간다고 한다.

“제가 운영하는 봉사활동단체인 ‘뜸사랑’에 의사들이 많이 와요. 그분들이 병원에서 종합검진을 해보자고 해서 검사를 했는데 뇌 상태가 젊은 사람과 똑같이 양호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매일 같은 자리에 뜸 뜨고 일주일에 한 번씩 침 놓는 것이 건강비결

누구나 궁금해하는 그의 건강 비결은 말할 것도 없이 평생 손에서 놓지 않은 침과 뜸이다. 침과 뜸의 효능에 대해 김옹은 “우리 몸 안에는 음양의 전기가 흐르고 있는데 전기가 시원치 않으면 피가 제대로 돌지 않아 시리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다. 이때 침이나 뜸을 놓아 잘 가게 하면 병이 없어진다. 침은 기운을 움직이고 뜸은 피를 움직이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뜸은 밥 먹듯 하고 침은 고기 먹듯 하라는 옛말이 있습니다. 침을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놓는다면 뜸은 매일 놓으라는 뜻이죠.”

 

 

김옹은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식사는 아침 6시와 낮 12시, 오후 6시에 하는데 밥 한 공기에 나물 등 채식 위주의 식단을 즐긴다고 한다. 술·담배는 물론 간식은 일절 안 한다고.

오전 9시가 되면 자신이 개발한 무극보양뜸을 놓는데 손에 닿는 부위는 직접 뜨고 등과 머리에 놓는 뜸은 가족들의 도움을 받는다고 한다. 김옹이 70년 이상의 임상경험을 토대로 체계화한 무극보양뜸의 핵심은 누구나 매일 같은 자리에 뜸을 뜨면 몸에 원기가 생기고 면역력이 높아져 질병을 예방하는 건강체질로 개선된다는 것. 그는 뜸을 뜨면서 10분 정도 달게 낮잠을 잔다고 한다.

“아무리 피곤해도 뜸을 뜨면 다음 날 거뜬하게 일어날 수 있어요. 그만큼 뜸의 효과가 좋다는 이야기입니다.”

1915년 전라도 시골마을에서 태어난 김옹은 의원이던 선친으로부터 침구학을 전수했다. 1943년 자신의 이름을 내건 침술원을 열어서 지금까지 운영해오고 있다.

“열한 살 때부터 아버지 어깨너머로 침과 뜸을 배웠어요. 침술원을 열어 침을 놓고 뜸을 떠주곤 했는데, 효험이 좋았는지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어요.”

수많은 정·재계, 연예계 인사들이 그를 찾아 치료를 받았다. 얼마 전에는 발바닥 티눈으로 고생하던 수영선수 박태환도 김옹의 뜸 치료를 통해 티눈을 제거했다고 한다. 평생 환자를 살피고 치료해온 그는 길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만 봐도 어디가 아픈지 짐작할 수 있다고 한다.

“의식하지 않아도 ‘얼굴에 푸른빛이 도는 사람은 간에 탈이 났겠구나, 얼굴이 불그스레한 저 이는 심장에 이상이 있구나, 등뼈 맨 위 부위에 살이 많고 툭 튀어 나온 저 사람은 중풍이 올 확률이 높으니 조심해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요. 사람들이 내가 무슨 비법 같은 것을 알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그게 아닙니다. 옛날부터 내려오는 의서에 나와 있는 병증을 판단하는 방법을 완전히 익히고 또 임상경험을 쌓으면서 남보다 빨리,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게 된 거죠. 병이란 결국 균형이 무너져 생기기 때문에 무너진 흔적이 몸 어딘가에 반드시 있게 마련입니다. 병에 따라서 그게 말과 행동, 냄새 등으로 드러나죠.”

 


김옹이 유명해진 건 지난 86년 개발한 화상침 치료법 때문이기도 하다.

“화상침을 맞으면 가장 먼저 고통스러운 통증이 빨리 멎고 빠른 시간 안에 진물이 멈춥니다. 특히 화상침 치료의 장점은 보기 흉한 흉터를 남기지 않고 화상 부위 관절의 변형을 방지하는 것이죠.”

김옹은 아내가 집에서 사고로 화상을 입자 이를 치료하기 위해 화상침을 개발했다고 한다.

“연탄보일러를 땔 때였는데 집 사람이 더운 물을 잘못 부어 얼굴부터 발등까지 전신을 데었습니다. 특히 가슴은 살점이 옷에 묻어날 만큼 심하게 데었어요. 화상을 입어 살이 문드러진 자리에 침을 놓은 지 사흘 만에 진물이 그치고 딱지가 앉더니 8일째 되는 날 딱지가 떨어지고 매끈한 새 살이 드러났습니다. 그 뒤 싫다는 아내를 아침부터 저녁까지 침술원에 와 앉아 있으라고 했어요. 사람들에게 침으로 화상을 치료할 수 있다는 증거로 보여주기 위해서였죠.”

김옹은 아내 사랑이 극진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지난 2월 아내와 사별했다.

“우리가 17평 연립주택에서 50년을 살았어요. 밖으로 딸린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아주 협소한 집이었는데 아내가 그 계단을 오르내리다 넘어져 다쳐서 다리를 못 쓰고 앓다가 떠났습니다. 병을 고치는 사람이 자기 식구 병은 못 고쳤으니 부끄러운 이야기입니다.”

“서양에서도 인정하는 침·뜸의 가치 한국에서도 제대로 평가받을 날 오면 좋겠어요”

아내를 잃은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김옹은 최근 또 한 차례의 시련을 겪었다. 서울시가 침사 자격증을 가진 김옹이 뜸 진료까지 하는 것은 의료법 위반이라며 한달 반 동안 자격정지 행정처분을 내린 것. 지난 62년 침구사 제도가 폐지(김옹은 침구사 제도가 폐지되기 전 침사 자격증을 획득했다)되면서 그는 40년이 넘도록 이러한 크고 작은 분쟁에 시달리고 있으며 후진 양성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침구사 제도가 폐지된 후 그는 침·뜸 의술이 없어져서는 안 된다는 신념으로 민간단체 ‘뜸사랑’을 조직했다. 돈을 받고 진료 행위를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뜸사랑’에서 실시하는 침·뜸 교육과정을 거쳐간 이들이 지금까지 4천 명이 넘는다고 한다.

“4천 명 가운데 1년 동안의 교육과정을 마치고 엄격한 시험을 통과해 뜸 요법사 자격을 얻은 이들은 1천6백여 명입니다. 시험이 어려워서 떨어지는 분이 많아요. 정년퇴임한 서울대 교수 한 분은 세 번 만에 합격하기도 했습니다. 교수 체면이 말이 아니라고 부끄러워하기에 그만큼 ‘뜸사랑’ 시험이 대단한 것 아니겠냐고 말해줬어요(웃음).”

김옹으로부터 침·뜸 의술을 배운 이들은 현재 전국 30여 곳에 있는 ‘침뜸 봉사실’에서 65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에게 무료로 침과 뜸 치료를 하고 있다.

“일본·중국은 물론 미국도 의료제도를 통해 침·뜸을 육성하고 있고 세계적으로 동서양 의학을 종합하는 대체의학이 각광받고 있는데 우리만 이를 소홀히 하는 게 무척 안타까워요. 조상이 물려준 보배인 침과 뜸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는 날이 빨리 오면 좋겠습니다.”

▼ 김남수옹의 장수 비결, 무극보양뜸 뜨는 법

김남수옹에 따르면 침을 놓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이 필요하지만 뜸은 혼자서, 또는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아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고 한다. 처음 뜸자리를 잡을 때만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고.

김옹의 ‘무극보양뜸’은 70년 이상의 오랜 임상결과 개발한 뜸요법. 오장의 균형을 맞춰주고 기운을 북돋워준다고 한다. 또한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백혈구·적혈구 수치를 증가시켜 면역계 질환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혈자리는 백회(머리)·중완(배)·폐유(등) 등 12곳(여자는 13곳)이다. 이곳에 뜸쑥으로 쌀알 반 톨 정도 크기의 뜸봉을 만들어 올리고 불을 붙인다. 하루 3~5회씩 매일 뜨는 것이 좋으며 뜸쑥은 3년 이상 묵힌 쑥으로 만든 것이어야 독소는 빠지고 불이 잘 붙으며 끝까지 잘 타고 지나치게 뜨겁지 않다고 한다.

 


뜸봉 만드는 방법

1. 왼손 엄지와 검지 사이에 소량의 뜸쑥을 놓고 엄지로 살살 굴려 길게 늘인다.

2. 늘어난 뜸쑥을 오른손 엄지와 검지로 살짝 집어 쌀 반톨 정도 크기로 떼어낸다.

3. 오른손 새끼손가락에 물을 살짝 묻혀 해당 뜸자리에 물기를 묻힌다.

4. 뜸봉을 물기가 묻은 뜸자리에 올려놓고 선향으로 뜸봉 끝에 불을 붙인다.

뜸은 보통 한 자리에 다섯 장씩 하는데 둘째 장부터는 물 묻히는 과정을 생략하고 타고 남은 재 위에 뜸봉을 올려 붙이면 된다.

 

 

무극보양뜸자리 잡기

 

 

백회 양쪽 귓구멍에서 머리 위로 이어올려 선을 긋고 코 위로 인체의 중앙선을 그어 두 선이 십자로 교차하는 점. 치매예방·두통·중풍·이명·코막힘·뇌일혈·어지럼증·치질 등에 효과가 있다.

폐유 고개를 약간 숙이고 등 뒤 목 밑을 보면 툭 튀어나온 뼈가 있는데 이것이 제 7경추다. 이곳 아래로 흉추가 이어지는데 손가락으로 눌러 더듬어 제 3흉추와 제 4흉추 사이에 쏙 들어간 곳이 신주혈이다. 폐유는 신주 양옆에 있는데 신주와 견갑골 모서리 사이 중간에 위치한다. 폐결핵·폐렴·소화불량·기관지염·천식·피부질환 등에 효과가 있다.

고황 제 4흉추와 제 5흉추 사이 쏙 들어간 곳에서 양옆으로 견갑골 모서리에 위치한다. 폐질환·신경쇠약·소화불량·식욕부진 치료 등에 효과가 있다.

곡지 팔꿈치 안쪽에 있는 가로무늬 줄(주횡문)과 손등이 위로 향하도록 곧게 펴고 팔 중간으로 그은 세로선이 교차되는 점에 있다. 성인병 예방 및 두통, 피부병, 상박 신경통에 효과가 있다.

중완 배에서 가슴으로 더듬어 올라가다 양쪽 갈비뼈가 만나 쏙 들어간 곳과 배꼽 사이의 중간점에 있다. 고혈압·위궤양·소화불량·복통·구토·급성위염·위출혈·변비·설사에 효과가 있다.

기해·관원(남자) 배꼽의 중앙과 치골 위를 잇는 선을 5등분해서 배꼽 아래로 1.5/5점이 기해, 3/5점이 관원이다. 기해는 생식기·장·신장 질환에, 관원은 조루·양기부족·발기부전·복막염 등에 치료 효과가 있다.

중극·수도(여자) 배꼽 중앙에서 치골 위를 잇는 선을 5등분해서 배꼽 아래 4/5점이 중극, 젖꼭지 아래로 내려 그은 선과 관원 사이 중간에 수도가 있다. 중극은 여성의 모든 생식기 및 신장 질환·자궁 물혹·복막염에, 수도는 월경·변비·방광염·자궁염·불임증·부종·탈장에 치료 효과가 있다.

족삼리 슬개골(무릎뼈) 바로 아래 양옆에 쏙 들어간 곳이 슬안이다. 다리 안쪽이 내슬안, 바깥쪽이 외슬안이다. 외슬안에서 정강이뼈를 따라 밑으로 손가락 4개 붙인 길이만큼 내려간 곳이 족삼리다. 신경통·고혈압·위경련·소화불량·변비·빈혈 등에 효과가 있어 ‘성인 무병장수혈’이라고 부른다.

   (끝)

      구당 김남수옹의 무극보양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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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동대문구체육관에서 열린 한 행사에 3000명이 넘는 사람이 몰려들었다. 대부분 할아버지·할머니지만 휠체어를 탄 20대 남성과 40~50대 주부도 눈에 띄었다. 오후 1시에 시작하는 행사인데도 이른 아침부터 줄이 길게 늘어섰다. 제주도에서 왔다는 한 할머니는 오전 5시에 체육관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60대의 한 남성은 “오전 9시30분에 왔는데 ‘오후 4시’ 표를 받았다”며 난감해했다.

이날 행사는 ‘뜸사랑’이란 단체가 주최한 ‘무극보양뜸 자리잡기’. 직접 뜸을 떠주는 것이 아니라 뜸 뜰 자리를 유성 사이펜으로 체크해 주는 것이었다. 뜸사랑은 올해 만 94세의 구당(灸堂) 김남수(사진) 옹이 회장으로 있는 침뜸 치료 봉사단체다.

무극보양뜸이란 ‘건강의 기본을 간편하게 지켜낼 수 있다’는 뜸 방법으로, 김옹이 평생의 임상시험을 통해 고안해 낸 것이다. 뜸사랑의 조건원 사무처장은 “원래 2000명 정도를 예상했는데 사람들이 몰려들어 번호표를 3000번까지 나눠줘야 했다”며 “이마저 받지 못한 사람들이 아우성을 쳐 혼났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20일 오후 부산 수정동 부산일보 강당에서 열린 김옹의 ‘침뜸 이야기’ 무료 강좌에도 1000명이 넘는 사람이 몰렸다. 이날 행사에도 입장하지 못한 수백 명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김옹은 다음달 5일 부산, 6일 제주도에서도 강연회를 열 예정이다.

 

 

 

 

 

 

 

 

 

 

 





‘구당 김남수 신드롬’이 일기 시작한 것은 지난 추석 한 방송사에서 특집으로 ‘침뜸 이야기’를 방영하면서부터. 이틀에 걸쳐 김옹이 시술하는 침과 뜸의 효험을 보여준 이 프로그램은 시청률 10.7%를 기록했다. 추석 특집 프로그램 중 2위였다. 12년 전 발간된 김옹의 저서 『나는 침뜸으로 승부한다』도 덩달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한의료계는 즉각 반발했다. 개원한의사협회에서 김옹이 ‘구(灸·뜸)사’ 자격증 없이 ‘침(鍼)사’ 자격증만으로 불법 뜸치료 행위를 했다며 고발한 것이다. 김옹은 결국 의료법 위반으로 10월 1일부터 11월 15일까지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한의료계의 고발은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김옹과 그의 지지자들이 한의사들에게 본격적으로 맞서기 시작했다. 17일에는 ‘침뜸 치료를 받기 원하는 환자들의 모임’이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침구사 제도를 부활해 환자들의 치료받을 권리를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같이 참석한 김옹은 당국의 자격정지 처분이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기자는 22일 청량리에 있는 김옹의 침술원을 찾았다. 김옹은 “구사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면 우리나라에 뜸을 뜰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1943년 침술원을 연 이후 지금까지 65년 동안 자격정지를 받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62년 의료법 개정으로 침구사 자격 제도가 폐지됐다. 이에 따라 기존 침구사 면허를 가진 사람과 한의사만이 침과 뜸을 시술할 수 있게 됐다. 대한침구사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침사를 포함해 침구사 면허를 가진 사람은 41명에 불과하며, 이들은 대부분 김옹처럼 80~90대의 고령이다.

관련 제도 폐지로 고사돼 가던 침구사의 명맥을 제도권 밖에서 이어온 대표적 인물이 김남수옹이다. 김옹은 자신의 뜸사랑 조직 안에 1년 과정의 ‘정통침뜸교육원’을 만들어 침술인을 배출해 오고 있다.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교육을 시작했으며, 지금까지 약 4000명이 과정을 수료했다. 김옹은 “침뜸 교육을 받은 사람은 양의사 200명을 비롯해 국회의원·교수·변호사·과학자 등 거의 모든 직업이 망라돼 있다”며 “한의사와 대통령을 제외하면 없는 직업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뜸사랑은 현재 여의도 국회의사당과 감사원을 포함, 전국 26개소에서 침뜸 무료봉사실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여의도 국회의사당에는 그간 고정적으로 김옹의 침뜸치료를 받아온 의원만 수십 명에 이른다. 봉사실은 김옹의 제자들이 전담하고 있으며, 김옹도 침술원 진료가 없는 화·목·토·일요일에 전국 봉사실을 순회하며 환자들을 돌본다.

침뜸봉사실 운영은 1일부터 전면 중단됐다. 김옹이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데 대한 항의 표시다. 그는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나는 지금 큰 죄를 짓고 있는 것”이라며 “다음달부터는 사법처리를 받는 한이 있더라도 봉사실을 무조건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옹이 침뜸으로 치료해 준 사람 중에는 저명인사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청와대로 김옹을 불러들여 조깅하다 다친 다리에 침을 맞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이 당시 붙여준 별명이 ‘한번침’이다. 김옹의 침을 한번 맞고 나면 통증이 눈 녹듯 사라진다고 해서 지어준 이름이다. 75년 장준하 선생을 만나 허리 치료를 해주며 인연을 쌓았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시해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도 10·26 직전까지 김옹으로터 수시로 불면증 치료를 받았다. 김지하 시인도 김옹의 침뜸치료를 받은 뒤 침뜸 애호가가 된 대표적 인물이다. 금호그룹(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고 박정구 회장 등 재계 인사들도 김옹을 자주 찾았으며, 최근에는 수영선수 박태환도 발바닥 티눈을 김 옹의 뜸술로 제거할 수 있었다. 전국 26개 침뜸 무료봉사실은 김옹의 능력을 높이 산 기업인들의 후원이 있어 가능했다.

그는 100세에 가까운 고령에도 불구하고 젊은이 못지않은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 자격정지를 받기 전까지 침술원에서 매주 월·수·금 사흘 동안 오전 6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쉬지 않고 하루 50명의 환자를 치료했다. 점심시간은 단 15분뿐이다. 가까이에서 본 김 옹의 피부는 건강한 50~60대와 비슷했다. 고령의 흔적이라고는 옆얼굴에 조금 피어난 검버섯과 다소 떨어진 청력이 전부였다. 인터뷰는 2시간 동안 진행됐지만 김옹은 지친 기색이 전혀 없었다.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은 매일 아침 팔·다리에 뜨는 보양뜸이 전부라는 게 김옹의 설명이다.

그는 “그동안 몰려든 환자들 때문에 편히 쉴 수가 없었는데, 한의사들이 알아서 자격정지를 시켜주니 고마울 뿐”이라고 헛웃음을 지으면서 “나의 자격을 없애 침뜸치료를 못하게 한다면 이 나라를 떠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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