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돈속의 인물 이야기
세계의 화폐에는 대부분 역사적 인물이 등장하는 반면, 필리핀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지폐 속 인물이 달라진다. 화폐는 통화 본연의 기능 외에 한 나라의 이미지 홍보물 역할도 톡톡히 해낸다. 1993년 프랑스가 50프랑 지폐를 발행하면서‘어린왕자'로 유명한 생텍쥐페리의 초상을 앞면에, 어린왕자의 앙증맞은 캐릭터를 뒷면에 그려 넣은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일본, 중국, 프랑스 등 대부분의 나라가 대표적인 인물들을 화폐에 담는다. 그렇다면 왜 화폐에는 사람 얼굴을 넣기 시작한 것일까. 인물을 화폐에 담는 것은 위변조를 막겠다는 이유가 가장 크다. 다른 문양에 비해 인물은 얼굴에 나타난 개성이 뚜렷하기 때문에 위조가 쉽지 않다.
인물에 수염을 많이 그려 넣는 것도 그런 이유 중 하나. 미국은 널리 존경받은 역대 대통령의 초상화를, 영국은 올리버 트위스트를 쓴 찰스 디킨스를, 스티븐슨 등과 엘리자베스 여왕을, 프랑스는 생텍쥐페리, 에펠, 퀴리부부 등 세계적인 문화예술인 또는 과학자를 화폐에 넣었다. 2006년 우리나라의 5천원권 지폐도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을 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여러 나라의 화폐 속 인물을 알아본다.
우리나라 돈의 주인공은 이승만, 세종대왕, 이순신, 이이, 이황 이렇게 5명이다. 제일 먼저 은행권에 나타난 인물은 초대 이승만 대통령이다. 1950년 7월 발행한 천원권인데 1960년 그의 하야와 더불어 운명을 같이 했다. 세종대왕 초상은 1960년 8월 광복절에 발행된 천환권에 나타난 이래 지금까지 거의 40년 가까이 우리와 함께 했다. 천원권 지폐 속의 주인공은 조선 왕조 임금이었던 세종대왕.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현명한 군주이자 백성의 마음을 헤아려 국사를 편 어진 임금으로 칭송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 모든 면에서 훌륭한 업적을 쌓아 우리 민족문화를 발전시켰다. 가장 빛나는 업적은 뭐니뭐니해도 한글 창제. 세종대왕은 집현전을 통해 많은 인재를 길렀고, 유교 정치의 기반이 되는 의례, 제도를 정비하였으며, 실생활에 도움을 주거나 학문을 일으킬 수 있는 서적을 많이 편찬해 농업과 과학기술을 발전시켰다. 5천원권 지폐의 주인공은 조선시대 현명한 여성상을 대표하는 신사임당의 아들 율곡 이이다. 율곡은 과거에서 9번이나 장원을 했을 정도로 총명하고 학식이 뛰어난 인물이다. 동시대의 대학자였던 퇴계 이황 선생과 쌍벽을 이루며 조선시대 학문을 발전시켰다.
우리가 늘 사용하는 1천원권 지폐를 보면 뒷면은 도산서원 전경이고, 앞면에는 퇴계 이황 선생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다. 이황 선생은 조선시대 대학자이다. 이처럼 우리나라 지폐의 주인공은 대부분 역사적 인물들이 많다. 그런데 일반 사람이 주인공이 된 적이 있다. 바로 1962년 5월 16일 발행된 모자상 은행권이다. 백 환짜리 이 은행권은 발행되어 24일간 통용되다가 그해 6월 10일 제3차 화폐 개혁으로 유통이 정지되어 우리나라 화폐 중 최단명의 지폐로도 기록되어 있다.
지폐 제조 기술이 세계적이라고 평가되는 일본. 일본 화폐에는 성덕태자(聖德太子)의 등장을 시작으로 정치에서 훌륭한 업적을 남긴 민간 인물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현재 일본의 1천엔권에는 매독 병원균인 스피로헤타를 배양하는 연구를 통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세균학자 노구치 히데요(野口英世)가 새롭게 등장했다.
이것은 그가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을 타는 등 세계적인 업적을 남긴 것을 기념하고, 계속 뛰어난 연구를 독려하는 의미에서 선정되었다. 그는 전쟁 중에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장애를 무릅쓰고 자신이 황열병(황열 바이러스에 의한 열대성 전염병)에 걸리면서까지 연구를 계속하다 순직했다. 그리고 1천엔권은 어린이들이 가장 많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의미도 담겨 있다.
또 5천엔권에는 일본 최초로 여성이 포함되어 있다. 《takekurabe》, 《nigorie》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메이지 시대의 소설가이며 가인(노래를 부르거나 짓는 사람)인 히구치 이치요(口一葉)는 최초의 전문작가로서 여성의 지위를 드높인 인물이다. 그녀는 24세라는 젊은 나이로 죽을 때까지 당시 여성의 모습이나 기분을 극명하게 표현한 작품을 수없이 남겼다. 이러한 그녀의 활동은 여성 권리의 신장 및 자립 의지를 바라는 여성들, 특히 직업을 가지고 있는 여성들의 사회적 요구를 대변해 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최고로 단위가 큰 1만엔권의 인물인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는 일본 게이오대학(慶應義塾大學)의 설립자이자 일본 근대화의 정신적 지주였다. 그의 업적은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일본인의 나아갈 바를 가르쳐 주는 나침반으로서의 역할이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일본 지폐 속의 인물들은 모두 오른쪽에 배치되어 있다. 이는 왼쪽에 배치되어 있으면 사람들이 돈을 셀 때 대부분 왼손으로 잡기 때문에 돈을 구분하기 어렵고, 인물이 가운데 있으면 지갑에서 꺼내고 넣을 때 반으로 접혀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북아메리카 대륙의 48개주와 알래스카, 하와이로 이루어진 미국. 넓은 국토에서는 세계 2위의 농작물 생산국이며 지하자원이 풍부한 세계적인 선진 공업국이다. 1776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해 1861~1865년에 남북전쟁을 치르고 1·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최강의 국가가 되었다. 특히 미국은 위폐를 방지하기 위해 화폐인물의 크기를 확대한 것 이외에는 1928년 이후부터 똑같은 화폐가 오랜 기간 변함없이 유통되고 있으며 국제통화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100달러, 10달러만 빼놓고는 모든 화폐의 인물을 대통령으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초대 대통령인 워싱턴을 1달러 인물로 도안한 것은 가장 존경받는 인물을 국민들이 늘 친근감 있게 접할 수 있도록 한 것. 또 2달러는 행운을 지켜준다는 속설로 유통용보다는 수집용으로 가치를 더한다.
100달러 속의 인물은 벤저민 프랭클린. 프랭클린은 피뢰침을 처음 발명한 과학자이며 정치가, 사회활동가였다. 그는‘과학은 인류 모두의 것’이라고 생각했으며 자신의 발명품에 특허를 내지 않은 것도 그 이유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미국 국민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중의 한사람으로 100달러를 장식하고 있다.
행운을 불러준다는 속설을 지닌 2달러 속에는 미국 제3대 대통령인 토머스 제퍼슨이 있다. 그는 미국 독립선언문의 기초를 만들었으며‘자유와 평등사상’에 대해 누구보다 깊이 생각했고 대학을 졸업하고 변호사가 되었지만 정치에 관심이 많아 정계로 진출해 버지니아 식민지의회 하원의원이 되었다. 재임 중에는 학식이 뛰어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으려 했고 소수의견도 존중한 대통령으로 유명하다. 또 종교나 언론, 출판 분야에 자유를 주어 사상이나 생각을 억압하지 않았다. 제퍼슨은 미국 독립선언 50주년 기념일에 사망했는데, 그가 남긴 책들은 몇 권 안 되지만 민주주의 사상의 고전으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그의 책을 읽는다.
5달러의 주인공은 미국의 역대 대통령 중에서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꼽히는 에이브러햄 링컨. 링컨은 1809년 2월 12일 켄터키의 산골 마을에서 태어났으며 1834년 일리노이 주의원에 당선되었고 이후 정치인으로 유명해져 1847년에 미국 연방 의회의원으로 선출됐다. 또 노예 제도 폐지의 중요성을 느끼고 1863년 1월 1일 노예 해방령을 선포했다. 링컨은 미국 어느 곳에서든 노예 제도를 금지한다는 내용으로 헌법을 고쳐 흑인들에게 투표할 권리까지 주었으며, 지금까지도 미국인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대통령이다.
프랑스 화폐에는 유로와 센트가 있다. 유로화 이전에 사용된 프랑스 화폐는 프랑과 상팀이었으며 프랑스의 프랑에는 문화국가답게 예술가, 건축가, 음악가 등 많은 예술인들을 소개하고 있다. 10프랑 지폐에는 프랑스의 유일한 교향곡 작곡가 베를리오즈의 초상이 새겨져 있다. 베를리오즈는 자신이 작곡한 모든 음악에 제목을 붙이고 이야기를 만든 작곡가다.
바이올린과 첼로 합주를 처음 시도한 사람이 바로 베를리오즈다. 낭만적이고 정열적인 삶과 그의 음악을 사랑한 프랑스 국민들은 베를리오즈를 화폐에 새겨놓은 것.
프랑스 파리 시내에는 세느강이 유유히 흐르고 많은 시인들과 화가들이 세느강을 노래하고 찬양한다. 세느강과 더불어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은 1889년 파리 세계만국박람회를 기념하는 건축물 공모전에서 에펠이 제출한 기념탑이 당선되어 건축되었다. 그러나 프랑스 국민들은 그들이 사랑하는 아름다운 세느강 옆에 지어진 에펠탑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결국 지상 312미터 높이에 7천 톤이 넘는 연철이 들어간 탑은 완성되었고 그 후 에펠탑은‘파리의 귀부인’이라 불리며 세계의 명물이 되었다.
20프랑 속의 클라우드 아쉴 드뷔시(Claude Debussy)는 프랑스가 낳은 20세기의 세계적인 음악가로 인상파 음악의 창시자이며 완성자이다. 그는 인상파 회화의 수법에 알맞은 음악의 표현을 창안하였다. 그림에서 빛을 중요시 하듯 이 음악에서 감각을 중요시했다. 새로운 감각을 위해서는 새로운 음의 조성이 필요했기 때문. 1894년에 완성한 말라르메의 시에 의한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을 통하여 새로운 음악의 양식을 수립했는데, 그것은 인상주의 음악이었으며 또한 바그너 이후 가장 새로운 음악의 시작이 되었다.
70여 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이탈리아. 아드리아 해의 물 위에 떠 있는 도시 베네치아는 물론이고 나폴리를 한 번 보면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하고 그리워한다는 노랫말이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항구들로 유명하다. 현재는 유로화를 사용하고 있지만 그 전에는 화폐 단위 리라를 사용했다.1천리라에는 교육가이자 의사인 몬테소리가 새겨져 있다.
마리아 몬테소리는 평생을 바쳐 어린이들의 교육에 대해 힘쓴 사람이다. 일방적으로 받는 주입식 교육이 아닌 아이가 학습할 환경을 만들어주고 그 환경에서 스스로 성취감을 느끼고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독특한 교육법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몬테소리 교육법이다.
정신과 의사로서의 몬테소리는 처음 장애아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는 한편, 자신이 고안한 교육법으로 치료를 시도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또 1십만리라에는 화가인 카라바조가 등장한다. 초기 바로크의 대표적인 화가이다. 1584년 밀라노의 화가 시모네 페테르차노에게 사사하고 그 후 로마로 가서 처음에는 빈곤과 병고로 비참한 생활을 하였으나, 뒤에 추기경 델 몬테의 후원으로 화가로서 이름을 떨치기 시작하였다. 초기에는 정물과 초상을 치밀한 사실기법으로 묘사하여 바로크미술양식을 확립하였는데, 우피치미술관의 《바쿠스》, 루브르미술관의 《여자 점쟁이》, 《성모의 죽음》, 로마에 있는 산루이지 데이 프란체시성당의 《성 마태오의 순교》, 바티칸궁전에 있는 《그리스도의 죽음》, 《로사리오의 성모》, 《나자로의 부활》 등 성모와 성자를 모델로 로마에 사는 빈민의 모습을 등장시킨 그림들을 보면 그는 빛과 그림자의 날카로운 대비를 기교적으로 구사하고, 형상을 힘차게 조소적(彫塑的)으로 묘사함으로써, 근대사실(近代寫實)의 길을 개척했다.
금색을 바탕으로 밝은 색의 조화로써 구성된 초기 작품에서 격하게 억제된 빛으로 조명된 만년의 음울한 작품에 이르기까지, 그의 예술은 언제나 빛과 형상에 대한 근본원칙을 확립하고 있다. 이탈리아적인 조형전통을 부활시킴과 동시에 F.할스와 렘브란트, 그리고 초기의 벨라스케스에 이르기까지 많은 영향을 주었고, 17세기 유럽회화의 선구자로 평가되고 있다. 그의 화풍은 제자인 에스파냐의 리베라를 통해 살바토르 로자에게 계승되었다.
영국의 화폐 디자인은 다른 나라에 비해 섬세하고 세련된 기교에 우아하고 귀족적인 품위와 전통적이면서도 세련된 평가를 얻고 있다. 영국의 화폐는 파운드와 페니. 파운드 앞면에는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초상화가 있다. 그리고 뒷면에는 영국인들이 존경하는 인물들이 그려져 있다. 5파운드 지폐는 1694년에 발행되어 현재까지도 사용하니 거의 300년을 같은 화폐만 쓴 셈이다.
만약 ‘세계에서 최고의 과학자가 누구인가?’라고 묻는다면 대부분이 아이작 뉴턴이야말로 세계가 낳은 최고 최대의 과학자라고 주장할 것이다. 1파운드 속에는 세계적인 과학자 뉴턴이 있다. 그는 미적분을 완성하여 고등수학의 기초를 다졌으며, 스펙트럼을 사용하여 햇빛을 분해하는 실험을 통해 현대 광학의 토대를 닦았다. 그리고 운동의 법칙을 만들고 그 결과를 연역함으로써 현대 물리학의 기초를 쌓았다. 또한 만유인력 법칙을 완성하여 현대 천문학의 기초를 닦았다. 이 네 가지 업적 중 어느 한 개만 해도 뉴턴을 대과학자라고 부르는 데 조금의 부족함도 없다. 하물며 네 가지 업적 전체를 종합한다면 뉴턴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과학자로 꼽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1687년 뉴턴은 라틴어로 쓴 《자연 철학의 수학적 원리》란 책을 출판하였는데, 모든 과학자들은 이 책을 ‘단행본 가운데 사상 최고의 저작’으로 평가하고 있다. 뉴턴은 이 책을 통해 운동의 법칙과 만유인력 그리고 그 밖의 수많은 이론을 발표했다.
스페인의 정식명칭은 에스파냐왕국이지만 영어명인 스페인으로 더 알려져 있다. 1931년 공화국 수립 후 내란을 거쳐 39년부터 프랑코 총통의 독재정치가 이어졌으나, 75년에 다시 왕정으로 복귀했다. 모르는 사람을 봐도 눈만 마주치면 ‘올라'하고 밝게 웃으며 인사하는 나라가 바로 스페인이다. 플라멩코, 음악, 역사, 회화, 건축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과 문화가 발달한 곳이기도 하다.
현재는 유로화를 사용하고 있지만, 그 전에는 페세타를 사용했다. 5천 페세타에는 탐험가인 콜럼버스의 얼굴이 새겨져 있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콜럼버스는 갈릴레오처럼 지구는 둥글다는 신념을 갖고 바다 끝에 중국이 있다고 믿었다. 결국 교역로가 필요했던 스페인 정부의 도움으로 항해를 시작했고 콜럼버스는 아메리카에 발을 딛는 최초의 유럽 사람이 된다. 그러나 콜럼버스는 죽을 때까지 자기가 밟은 땅이 인도라고 생각했다. 4번에 걸친 그의 항해는 유럽인들이 신대륙을 탐험하고 개발하고 정착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출처;tong.nate.justin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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