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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징징대지 마세요" 한마디에 45만명이 울었다 / 조선일보

감효전(甘曉典) 2012. 6. 7. 10:32

39세 혜민 스님 책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9주째 베스트셀러 1위… 45만권 돌파
팔로어 18만의 '트위터 스타'… 삶의 문제에 정면으로 조언
"내 행복 위해 남을 용서하라"… 훈계하지 않자 공감 얻어

"60대 여성 분이 출판사로 전화를 하셨대요. 책 제목의 '멈추면' 글자를 보고 그 앞에서 탁 멈춰지더라고요. 최근에 큰 수술을 받고 힘들었는데, 책 읽고 엉엉 울었다고. 위로받았다고, 너무 고맙다고요."

팔로어 18만명을 거느린 불교계의 '트위터 스타', 하버드 석사와 프린스턴 박사를 받은 '엄친아' 스님…. 미국 햄프셔대 종교학과 교수 혜민(慧敏) 스님의 책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쌤앤파커스)이 지난주까지 9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출판인회의 집계)에 올랐다. 이번 주까지 1위를 하면, 10주 연속 1위다. 판매량은 지금까지 45만권. "이렇게 많은 분들이 내 책을 읽었다는 게 아직도 얼떨떨하다"는 스님은 만 39살, 아직 젊은 편이다. 그런데도 한참 연장자들이 "위로받았다"고 말한다. 스님이 방학을 맞아 4일 귀국했다.

◇'훈계' 아닌 '공감'의 힘

스님의 책은 구체적인 삶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면서도 일방적인 '훈계'가 아닌 '공감'을 통해 해법에 다가간다. '대학 졸업을 앞뒀는데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다'는 이에게 스님은 "장고(長考) 끝에 악수(惡手) 두지 말고 일단 도전해 보는 게 중요하다. 도전해 보면서 내 길이다 싶으면 가고, 아니다 싶으면 빨리 접고 다른 길을 찾으면 된다"고 말한다. '용서할 수 없어 괴롭다'는 이에겐 "용서는 철저히 나를 위해 하는 것"이라며 "큰소리 내서 하는 기도도 좋고, 108배도 좋다. 성심을 다해 기도하다 보면 왈칵 눈물을 쏟는 문턱을 만난다. 그걸 넘어서야 용서가 시작된다"고 말한다.

책에는 권위와 격식이 없다. 누구나 살면서 부딪히는 관계, 미래, 사랑 같은 주제들이 '힘들면 한숨 쉬었다 가요' '평범한 그대를 사랑합니다'처럼 대화하는 듯한 소제목을 달고 다가온다. "'맞아, 맞아, 나도 그렇게 느꼈어. 스님도 그랬구나' 하게 되는 거죠. 그러면서 단순히 공감과 위안에 머무는 게 아니라 한발 앞으로 내디딜 수 있는 힘을 스스로 찾게 되고요."

사랑하는 청춘들에게 - “정말 원하던 일이 안 이뤄질 때가 있죠? 억지로 극복하고 일어서려 하지 마세요. 그냥 한숨 쉬었다 가세요.”걸망 대신 회색 노트북 가방을 멘 혜민 스님은“그렇게 쉬는 순간이야말로 스스로를 아껴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했다. 5일 오후 조계사 인근, 다양한 편지들을 전시해 놓은‘사랑의 메시지’게시판 앞. /김지호 객원기자 yaho@chosun.com
◇"당신 앞의 사람이 가장 훌륭한 의사"

스님이 쓴 글임에도 종교의 틀에 크게 얽매이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독자들은 그의 책 여기저기에 줄을 긋고는 사진으로 찍어 블로그에 올린다. "'쫓기듯 사는 삶에 지친 이들, 스스로가 못마땅한 이들' 같은 구절이 딱 지금 내 얘기라 안 읽을 수 없었다" "대가가 돌아오지 않는다고 불평하지 않고 열심히 살기, 참 쉽지 않지만 잊지 않고 살겠다"는 메일들이 그에게 쏟아졌다.

스님은 "이 책은 지난해 7월부터 진행했던 '마음치유 콘서트'를 통해 만들어졌다"고 했다. 첫 시작은 서울 안국선원에서 진행한 청년 토요법회였다. 강연이 입소문을 타면서 50여명이 참여하던 모임은 한 번에 400여명이 모이는 규모로 커졌다. 이웃 종교 성직자들이 찾아왔고, 지방에서도 콘서트가 열렸다. "우선 둘씩 짝을 지어 앉게 해요. '당신 앞에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정신과 전문의가 앉아 있으니 마음속 찌꺼기를 다 털어놓으라'고 말하죠. 처음엔 어색해하지만, 누구나 금세 솔직해져요." 이 책은 10여차례 콘서트에서 오간 질문과 답변들이 낳은 결과물인 셈이다.

혜민 스님은 7월 말까지 한국에 머물 예정이다. 서울, 대전, 광주, 울산, 부산, 제주 등 전국을 돌며 '마음치유 콘서트'를 연다. "이동통신광고 출연료를 장학기금으로 기부했던 것처럼 책으로 생긴 수익도 의미 있고 좋은 일에 쓰고 싶어요."

스님은 지금도 어디선가 이 책을 펼쳐볼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남에게 의존해서 위안을 얻으려 하면 끝이 없어요. 스스로 힘을 얻어 남을 위로하겠다는 마음을 내면, 그 마음으로부터 나도 위로받고 남도 위로해줄 수 있습니다."

◇혜민 스님이 직접 뽑은 '이 한 줄'

▲ 나를 위해서, 그 사람이 아닌 나를 위해서, 철저하게 나를 위해서 그를 용서하세요. 내가 살려면 그래야 하니까, 나도 행복할 권리가 있으니까 그를 용서하세요. ―52쪽

▲ “혜민 스님, 장차 법정 스님처럼 큰스님 되세요.” “네, 감사합니다. 하지만 전 법정 스님이 아닌 혜민 스님이 되고 싶어요.” 누구처럼 되기 위해 살지 마세요. 하나밖에 없는 오직 내가 되세요! ―95쪽

▲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 줄 수는 없습니다. 누군가 나를 싫어하면 싫어하든 말든 그냥 내버려두고 사십시오. 싫어하는 것은 엄격히 말하면 그 사람 문제지 내 문제는 아닙니다. ―130쪽
출처 : 진불선원 () 선불교대학
글쓴이 : 법흥(法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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