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사/시

울음이 타는 가을 강

감효전(甘曉典) 2012. 4. 13. 19:18

울음이 타는 가을  박재삼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 햇볕으로나 동무 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강(江)을 보것네.

 

저것 봐, 저것 봐

네보담도 내보담도

그 기쁜 첫사랑 산골물 소리가 사라지고

 

 

 

그 다음 사랑 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나고

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 와 가는

소리 죽은 가을 강을 처음 보것네.

 

 

 

        <춘향이 마음>(1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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