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의 반박/ 노신
꿈에서 나는 좁은 길을 걷고 있었다.
옷도 신발도 남루하여 거지와 흡사하였다.
개가 등뒤에서 짖었다.
나는 거만하게 돌아보며 꾸짖었다. "쉿, 조용히 해! 권세에 아부하는 개놈아!" "헷헷!" 그는 웃었다.
그리고는 말을 이었다. "무슨 말씀입니까? 도저히 사람님한테는 못 미칩니다."
"뭐라고?" 나는 발끈해졌다. 심한 모욕이라 생각하였다.
"부끄럽습니다. 저는 아직 동(동)과 은(은)을 구별할 줄 모릅니다. 게다가 무명과 명주도 구별할 줄 모릅니다.
게다가 관리와 백성의 구별도 못 합니다. 게다가 주인과 종의 구별도 못 합니다. 게다가 …"
나는 도망치기 시작하였다.
"잠깐만 기다립시오. 아직 드릴 말씀이…" 그는 등 뒤에서 큰 소리로 짖었다.
나는 줄달음치며 도망쳤다.
힘껏 달려서 간신히 꿈에서 도망쳐 나오자 나 자신의 침대 위였다.
지은이 루쉰(1881--1936)은 중국 현대 문학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성과를 남겼으니, 그는 근대 중국이 지닌 고뇌와 애증을 문학 작품 속에서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민중의 편에 서서 민중들에게 바쳤던 루쉰의 열정과 양심은 처음부터 이웃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라는 그 본질로 하여
꽃이나 나무보다는 흙을 중요시하고 천재보다는 민중을 요구하는 대중성으로 더 많은 이웃을 포용하는 것이었다.
그의 대표작은 어리석으나 미워할 수 없는 중국인의 자화상을 그려낸 '阿Q正傳'과 모순과 부조리를 고발한 '狂人日記'가 있으며 많은 평론 및 시평을 통하여 중국의 문제를 정면에서 다룬 글을 발표하여 실천적 지성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주었다.
<발췌.편집한 글>
'관심사 > 古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도올의 ebs강의/ 中庸,인간의 맛!<1~36> (0) | 2012.04.24 |
---|---|
까마귀는 검은 새인가 (0) | 2012.04.13 |
도연초(徒然草) (0) | 2012.04.13 |
뒷모습(背影) (0) | 2012.04.12 |
훈조막(熏造幕) (0) | 2012.04.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