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강남 연정신과 원장 최주연입니다.
전에 이승만 박사가 떨리는 목소리로 그런 말을 했죠.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저는 오늘 그 반대의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주말에 명상에 대한 workshop이 있었습니다. 강의를 하신 분이 이런 소리를 하시더군요. "뭉치면 탐심이 생기고 흩어지면 없어진다."
이런 예를 드시더군요. 한 남자가 집에 들어갔습니다. 현관에 서서 나를 반기는 아내가 긴 머리를 이쁘게 손질하고 예쁘게 화장을 서 있었습니다. 윤기가 흐르는 긴 생머리를 보고 이쁘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내에게 찬사를 보내고 안아주었습니다.
그런데 식사를 하려고 식탁에 앉아서 맛있게 생긴 국에 숟가락을 넣었는데 거기에서 긴 머리카락이 나왔습니다. 그 남자는 어떤 느낌이었을까요? 그 머리카락을 보고도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아내를 안아주고 싶을까요? 머리카락들이 함께 있을 때는 아름다운 모습이었지만 하나만 있을 때는 그저 긴 머리카락일 뿐이고 오히려 불쾌감까지 주죠..
한번 상상해 보세요. 잘 손질된 긴 머리와 책상 위에 있는 하나의 머리카락...
함께 있을 때는 탐심이 생길 수 있지만 하나있는 것을 보고 탐심이 생길 수는 없겠죠.. 감정의 경우 이럴 때가 많이 있습니다. 여러가지 엉키어 있을 때는 감정도 커지고 힘들어지지만 막상 정리하고 나누어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공황장애도 마찬가지입니다. 공황은 심한 공포감이 나타나는 상태입니다. 그 공포감은 신체적으로 매우 불편함을 동반하게되고 그래서 안절부절 못하고 피하게 만듭니다. 또 피하니까 다음에 그런 공황을 더 무서워하고 신체적인 불편감들에 대해서 걱정하게 됩니다. 미치면 어떻게 하나 자제력을 잃으면 어떻게 하나 하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은 더 많은 공포 불안을 유발하게 되고 신체적인 변화도 더 커지게 됩니다. 공포감, 신체적인 증상, 회피하는 행동, 부정적인 생각이 뒤죽박죽이 되면서 점점 더 공황을 힘들게 만듭니다.
이렇게 복잡한 공황을 우리는 4가지 요소로 나눌 수 있습니다. 불안이라는 감정적인 요소, 호흡이 빨라지고 맥박이 뛰고 땀이나고 하는 등의 신체적인 요소, 일단 그자리를 피하고자 하고 안절부절 못하는 행동적인 요소, 상황을 재앙적으로 해석하고 과장하는 인지적인 요소로 나눕니다.
그런데 이 4가지 요소는 나누어져 있을 때는 책상위에 있는 그저 그런 머리카라같은 거지만 함께 뭉쳐지면 서로에게 상승작용을 일으켜서 심한 공포감을 가져오게 만듭니다.
불안이라는 것은 누구나에게 있는 위험에 대한 신호일 뿐이고 신체적인 요소는 내가 불안했기 때문에 불안에 대한 반응으로 나타나는 자율신경 항진 증상일 뿐입니다. 나를 괴롭히려는 증상이라기 보다는 나를 위험에서 벗어나게 준비시키는 증상이지요.
행동적인 요소도 마찬가지입니다. 위험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 그 자리를 피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인지적인 요소가 문제인데 불안을 유발하고 자율신경을 항진하고 그 자리를 회피하게 만드는 그런 생각들도 결국은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는 내가 조절가능한 생각일 뿐입니다 하나하나 나누어 보면 그저 그런 아니 오히려 나를 도우려고 애를 쓰고 있는 내 몸의 자연스러운 표현들일 뿐입니다.
인지행동치료를 시작하면 먼저 이 네가지를 나누는 훈련부터 하게 됩니다.
이제 한번 시작해 보세요. 공황이 나오려고 할 때 압도되어서 우왕좌왕 하지 마시고 내 몸에 나타나는 공황을 이 4가지로 나누어 보시기 바랍니다. 한꺼번에 생각하지 마시고 4가지로 나누어 보려고 노력해 보세요.
바닥에 떨어져 있는 머리카락을 보고 탐심을 가지기 어렵듯이 4가지로 나누어져 있는 공황을 보고는 공포를 느끼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공황.."뭉치면 생기고 흩어지면 사라집니다." 반대로 나는 "흩어지면 살고 뭉치면 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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