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60년 묵은 설움과 분노를 이겨내고

 

60년 묵은 설움과 분노를 이겨내고

여순사건 집단매장지 순천 매곡동에서 개토제 열려

         ..........사상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사상의 이름으로 무참히 죽어야

       했던 반 비민주 반인권 반생명의 세월이었습니다. 하지만, 영령들이시여!

       이제 우리는 오늘 60년 묵은 슬픔과 절망의 세월을 꺼내고자 하오니

       오늘의 작업이 무사히 이루어지는 큰 성과가 있게 하소서!

       그래서 당시의 억울함과 분노를 말끔히 씻어내고 아직도 사회의 걸림돌

        이 되고 있는 좌우들의 낡은 벽을 허물게 하소서!.........(중략)

-여순사건 순천매곡동현장 개토제 축관(박두규 순천시민연대 사무총장) 중에서

 

▲ 개토제 "60년의 세월 그 슬픔과 분노는 씻어내고 모두 화해하게 하소서" 이영일 진실화해위원회 조사기획관이 초헌례를 올리고 있다.

 

반세기가 훨씬 넘는 세월 60여 년 동안 묻힌 주검들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작업이 시작되었다.

 

29일 오후 2시 전남 순천시 매곡동 여순사건 유해발굴현장인 매산등경로당 앞에서 발굴에 앞서 노관규 순천시장, 장준표 한국전쟁전후민간인피학살자전국유족회 상임대표 등 관계자, 유족,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토제가 진행되었다.

 

1948년 10월 여순사건당시 진압군이 순천 시내를 탈환하면서 매산등(매곡동 마을이름) 주민 27명을 매산중학교 뒤에서 집단 총살시킨 후, 주민들에 의해 집단 매장된 곳이다. 처음 27구의 유해가 매장되었으나, 2구는 유족들이 발굴하여 이장하고 25구가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매장당시 의사였던 정인대(작고)씨가 병원에 있던 페니실린 병에 희생자의 이름을 적어 시신과 함께 묻은 것으로 전해져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안병욱, 이하 진실화해위)는 올해 발굴대상지로 이곳 매곡동을 비롯하여 진도 갈명도 등 5개 지역 6개 지점을 선정했다. 순천 매곡동은 여순사건 유해발굴지로는 올해 유일하게 선정되었지만, 앞으로 추가 매장지 발굴에 대한 전망은 불투명하다.

 

특히 이명박정부가 들어서면서 이미 예고된 상태이고, 올 가을 정기국회에서 진실화해위가 어떤 형태로든 통폐합될 가능성이 많아 유족들의 반발도 예상되고 있다.

                                                                                                                                                                                                             

    ▲ 유일한 생존자 여순사건당시 초등학교4학년에                                                             희생자와 함께 총상을 입고 살아남은 황종권 목사

                                     

이날 개토제에는 당시 함께 총살당한 희생자 중 유일한 생존자 2명 중 한명인 황종권(72세) 목사도 참석했다. 당시 초등학교 4학년 12살 나이에 오른쪽 다리 총상을 입고도 살아남았다. 진압군과 14연대 반군의 총격전 상황에서 중간지역에 남아 반군이 후퇴한 후 이유도 모른 채 진압군에게 끌려가 총살당했다. 또 다른 생존자는 황목사의 조카로 당시 5살이었다.

 

“진압군이 모두 무릎을 꿇어놓고 총을 쐈어요. 그리고 진압군이 물러가자, 저는 병원으로 갔고, 며칠 후 시신들은 이곳으로 옮겨져 매장한 겁니다”  황목사는 무더운 날씨에도 그날의 참상을 담담하게 기억했다.

 

이곳 매곡동 유해현장은 약 한 달간 목포대박물관팀(김건수 책임연구원)이 발굴작업에 들어간다. 그동안 주민들이 이 현장을 훼손하지 않고 잘 보존한 곳으로 알려져 60여 년 동안 슬픔과 분노를 참아온 유족들의 응어리진 한을 풀어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개토제에는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주철희 소장과 노병량 함평유족회장, 박선주 유해발굴단장 등도 참석해 발굴결과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지난 해 구례 봉성산 유해발굴 결과가 기대만큼 만족하지 못한 것도 이유지만, 어쩌면 마지막 발굴현장이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일 것이다.

 

진실화해위가 비록 한시적인 기구이기는 하나, 좌우의 대립에서 희생당한 억울한 피해자와 유족들의 한을 풀어주는 것은 이념을 떠나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국가가 해야 할 당연한 의무이다. 결국 진실화해위의 통폐합은 국가의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다.

 

 ▲ 시삽 비교적 잘 보존된 현장에서 첫삽을 떴다. 이곳에 25구의 유해가 집단매장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개토제 순천 매산등경로당 뜰에서 열린 여순사건개토제에 유족,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고, 일본 도쿄방송에서 취재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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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大 / 通 / 하 / 는 // 세 / 상

글쓴이 : 빛너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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