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 김정희 작품들
[고사소요도(高士逍遙圖) (1844) ]
고사 소요란 “뜻 높은 선비가 거닐다”는 뜻입니다. 그의 그림 중 유일하게 사람이 그려져 있는
작품이라고 하네요. 원나라 문인화풍의 간결한 필치가 엿보이기도 하는 데요, 작품의 완숙미는
다른 작품들에 비해 떨어진다고 합니다. 여느 그림처럼 가슴 속에서 붇받치는 감동에 밀려
그려진 것이 아니라 이성적인 사고로 그려진 듯하다는 평을 받기도 합니다.
[ 세한도(歲寒圖) (1844)]
이 그림은 김정희의 가장 대표적 작품이자, 조선 시대 문인화 중 최고의 작품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이 <세한도>에 대해 평가를 하는 것 조차 불경스러운 일로 간주될 정도로 신격화,
신비화 되어 있죠. 이는 제주도 유배 중에 그의 처연한 심경을 생생하게 그려냈다고 생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지란병분(芝蘭竝盆) (1844)]
“지초와 난초가 향기를 함께 하다” 는 뜻의 그림입니다. 중심부에 난초를 엷은 먹으로 그리고,
오른 쪽에 진하게 영지를 그렸는 데요, 영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이 두 가지가 추사의 정서를
보여주는 듯 조화롭게 그려져 있습니다. 왼쪽에는 대원군인 이하응과 친구 권돈인의 발문이
적혀있습니다.
[ 부작란도(不作蘭圖) (1844)]
문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추사의 전형적인 난화입니다. 그는 난과 대나무를 많이 그렸는 데요,
대원군도 그에게 난 그림을 배웠을 정도입니다. 특히 유배생활 중에 제주도의 한란을 많이 관찰하고, 아끼며 그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그림 속의 힘찬 난을 보면, 꼿꼿한 그의 기개가 보여지는 듯 합니다. 그나 저나 그림에 도장은 참 많이도 찍혀 있네요.
[ 영영백운(英英白雲) (1844)]
“산천이 멀어서 옛적에는 나를 찾아 주지 않더니, 이제는 어떠한가. 아침저녁으로 서로 대하기를바란다” 는 발문이 오른 쪽에 적혀있네요. 멀리 있는 벗을 그리워하다가 외로움의 차원을 넘어,
이제는 허허로움마저 느낄 수 있네요. 제주 유배 중에 기거하던 자신의 집을 그렸습니다.
고고한 모습이죠.
[ 증 번상촌장(樊上村庄) 난 (1844)]
추사가 제주 유배시절에 친구 권돈인을 위해 그린 작품이며 번상촌장은 번리에 살던 권돈인의
별서이름이라고 하네요. 왼쪽 위의 발문은 권돈인이 붙인 것입니다.
“난초꽃과난초잎이 산중 서재에 있는데
어디에서 부는 가을바람이 사람의 애를 태우네 바람과서리에 쉽사리 꺽인다면
어찌 오래도록 산중서재에 향기를 남기겠는가!”
[ 추사 김정희 서 (1844)]
조선 최고의 명필로 칭송받고 있는 그가 고독한 유배 생활 중에 이루어낸 예술 세계입니다.
세상의 권력과 물욕에서 벗어나 자신을 들여다 보며, 자신을 비워 창조해낸 거죠. 조선시대에는
글씨자체의 멋과 아름다움도 즐겼는데요, 글씨도 그림처럼 열정을 다하여 써 내려간 그의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 묵란도 (1892)]
대원군 이하응의 묵란도 입니다. 그는 추사에게 난치는 것을 배웠는 데요, 추사는
이하응을 조선에서제일 가는 난 그림을 그린다고 칭찬하였습니다. 마치 벼랑에 핀 듯
바위 틈새에 피어 난초와 괴석이어울린 석란의 모습인데요, 그림 두 폭이 짝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는 대원군이 노년의 병중에 그렸음에도 매우 깔끔하고 고결하게 그려내었습니다.
[ 방석도산수도 (1850)]
추사가 아끼던 제자 허유가 젊은 시절에 그렸던 그림입니다. 그림 위의 발문은 김정희가 썼습니다.
깔끔하고 고매한 정서가 전형적인 문인화의 품위를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 젊은 감각 그대로
다소 거칠지만 나름대로 진지한 태도도 묻어나고 있네요.
[ 묵란도 (1850)]
추사를 무척 따랐던 조희룡의 작품입니다. 그는 특히 난초와 매화를 잘 그렸는데요, 추사는 그에 대해 “조희룡은 난초를 배워서 치지만, 끝내 화법이라는 한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가슴속에 문자기가 없기 때문이다.”라는 평을 합니다. 이는 화법과 기교에만 치중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나름대로 절제된 표현과 힘찬 필선은 후대인들에게 인정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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