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시민들 “사죄않는 정부 부끄럽다”
- 동아일보
입력 2011.12.15 03:27
수정 2011.12.15 03:32
누가 봤을까? 20대 남성,강원
[동아일보]
14일 낮 12시 일본의 행정중심지인 도쿄 가스미가세키(霞が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1000번째 수요시위에 맞춰 일본 전국에서 모인 시민들이 손에 손을 맞잡고 만든 긴 인간 띠가 외무성을 에워쌌다. 시민들은 외무성을 향해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정의를"이라는 구호를 한 시간 동안 힘껏 외쳤다. 하지만 메아리는 없었다. 일부 외무성 직원이 굳은 표정으로 창 밖을 내다볼 뿐이었다.
14일 일본 도쿄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게 정의를' '한국 수요 데모 1000회 시위'라고 쓰인 현수막을 든 시민들이 인간 띠를 만들어 외무성을 에워싸고 있다. 이날 시위에는 일본 272개 시민단체 소속 회원 1300여 명이 참가했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
이날 일본 272개 시민단체 모임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 전국행동 2010'이 추산한 시위 참가 인원은 1300명. 당초 예상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도쿄에서 이 정도 규모의 시위는 최근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현장의 일본 기자들은 전했다.
시위 현장에는 일본 전국에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보내는 응원과 속죄의 메시지를 담은 대형 조각보가 펼쳐졌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채택한 전국 37개 지방의회의 이름을 새긴 깃발도 올려졌다. 일본 거주자 중 유일하게 스스로 위안부 피해자라고 밝히고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벌여온 송신도 할머니(90)는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시위에 참가했다.
시민단체들은 "1000번의 시위로 끝낼 수 있도록 해 달라. 끝낼 수 있는 것은 일본 정부뿐이다. 그렇지 않으면 오늘 1000회 시위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라고 호소했다. 핫토리 료이치(服部良一) 사회민주당 의원은 "일본군에 의한 용서하기 어려운 행위로 오랫동안 고통 받은 피해자들에게 일본인으로서, 국회의원으로서 사죄한다"고 말했다. 시위 현장에서 만난 독일 본대 정치학 박사과정의 구드런 프란첸 씨(28·여)는 "독일인이어서, 여성이어서 이 시위를 알게 된 후 참가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일본은 인간의 자긍심과 존엄에 관한 문제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의 소망과 달리 외무성 건너편 인도에는 우익단체 회원 1000여 명이 맞불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위안부 강제연행은 없었다. 일본인 매국노들은 일본을 떠나라"고 주장했다. 일부는 인간 띠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과 곳곳에서 충돌을 유도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이날 도쿄 외에도 홋카이도(北海道) 삿포로(札幌) 시와 가나가와(神奈川) 현, 오키나와(沖繩) 등 전국 13개 지역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시위와 문화행사가 열렸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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