絶句(절구)
杜甫(두보)
江碧鳥逾白(강벽조유백)이오 : 강이 푸르니 새 더욱 희고
山靑花欲然(산청화욕연)이라 : 산이 푸르니 꽃이 붉게 타고 있네
今春看又過(금춘간우과)하니 : 올 봄도 보기만 하면서 또 보내니
何日是歸年(하일시귀년)가 : 어느 날이 곧 돌아갈 해 이런가
주해
碧(푸를 벽) 逾(날 유) 然(그럴 연자는 불탈 연(燃)자의 뜻)
1구에서는, 공간과 시간적 배경이 설정된다. 즉 작자가 강가에 서서 파아란 강물
위를 하이얀 갈매기가 날아가는 광경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이 장면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고운 영상으로 다가온다.
2구에서는, 공간적 배경이 더욱 구체화 된다. 즉 강가에서 작자가 눈을 돌려 위를
바라보니 신록으로 가득한 초록의 산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를 작자는
청(靑)으로 표현한다.
푸른 풀 속에서 얼굴을 내밀고 있는 붉은 꽃은 더욱 불타듯 붉다.
꽃(花)이 불붙(然=燃)으려 하는(欲) 계절. 푸른 녹음 위에 붉은 꽃이 만발한
공간에 작자는 서 있는 것이다.
3구에서는, 새로운 갈등이 일어난다. 아름다운 봄풍경을 보면서 문득
자신이 처한 현실로 돌아온다. 전쟁으로 객지에 머물면서 보고 싶은 가족과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이 좋은 봄풍경조차 함께 할 수 없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봄풍경을 보고 서러운 감정이 일어나 올 해 봄도 보기만 하고(看)
그냥 또(又) 지나가게(過) 하는 것이리라.
4구에서는, 갈등의 해결 방법은 지금 자신으로서는 하나도 없다고 말한다.
언제쯤 내 자신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전쟁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느 날(何日) 곧(是) 돌아갈 해(歸年)를
기다리는 작자의 심정은 어떠할까.
따라서 이 시는 객지에 있는 작자가 아름다운 봄 풍경을 보곤 먼 고향 땅을
그리워 하고, 지금은 갈려고 해도 가지 못하는 고향 땅에 있는 가족을 생각하는
‘가족을 그리는 향수 짙은 시’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포근한 곳을 사람들은 누구나 그리워 하기 때문이다.
두보
자는 자미(子美). 이백(李白 : 701~762)과 더불어 중국의 최고 시인으로
일컬어진다(→ 중국문학). '두릉(杜陵)의 포의(布衣)' 또는 '소릉(少陵)의
야로(野老)'라고 자칭한 것은 장안(長安)의 남쪽 근교에 있는 두릉 땅에
두보의 선조가 살았기 때문이다.
만년에 공부원외랑(工部員外郞)의 관직을 지냇으므로 두공부(杜工部)라고
불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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