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사/고서화(古書畵)

[스크랩] 사세송(辭世頌)

감효전(甘曉典) 2012. 1. 12. 22:12

白雲買了賣淸風  散盡家私徹骨窮  
留得數間茅草屋  臨別付與丙丁童
(백운매료매청풍 산진가사철골궁)   
 유득수간모초옥 임별부여병정동) 


맑은 바람 팔아 흰구름 사니
살림살이 바닥나 뼛속까지 가난하네
남은 건 두어간 띠집뿐이니
떠난 뒤 불 속에 던져 태워버리게


☞ 석옥청공(石屋淸珙), <사세송(辭世頌)>

※ 사세송(辭世頌): 선사들이 임종 때 남기는 게송(偈頌)

 

※ 고려 공민왕 3년(1354) 6월 원나라의 법안(法眼)스님이 2년 전에 입적한 석옥청공의 사세송(辭世頌)을 모시고 해주(海州) 안국사(安國寺)로 왔다. 당시 안국사에는 석옥의 제자인 백운경한(白雲景閑)이 머물고 있었다.

 

이에 백운은 스승을 위해 재(齋)를 베풀고 설법하면서 "사세송은 인도의 가섭(迦葉)존자로부터 면면히 이어져온 석가모니의 정법안장(正法眼藏)을 석옥선사가 자신에게 전하는 전법게(傳法偈)"라 했다 한다.

 

백운경한(白雲景閑) 스님은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경'(直指心經), 정확히 말하면 '불조직지심체요절(佛祖直指心體要節)'을 저술한 고승으로 알려져 있다. 


※ 병(丙)은 십간(十干)의 세 번째로 방향은 남쪽, 오행으로는 불(火)에 해당한다. 병정(丙丁) 역시 오행의 세 번째로 불(火)을 의미한다. 付丙丁 또는 付與丙丁은 불에 던져 태워버린다는 뜻이다.

 

※ 금릉(金陵)의 보은현칙(報恩玄則)이 법안종(法眼宗)을 개창한 법안문익(法眼文益)을 만났다.


"내가 일찍이 청봉(靑峰)화상을 만나 '어떤 것이 학인의 자기(學人自己)입니까?'라고 묻자, 청봉스님이 '병정동자(丙丁童子)가 불을 구하러 왔구나' 라고 하였습니다."


"상좌는 어떻게 이해하는가?"
"병정(丙丁)은 남쪽을 가리키는 천간(天干)으로 불에 속하니 불을 가지고서 불을 구한다는 것은 마치 자기를 가지고 자기를 구하는 격입니다."
"그렇게 이해하면 어떻게 깨달을 수 있겠는가?"
"저는 다만 이와 같을 뿐인데 스님의 뜻은 어떠하신지요?"

 

"네가 나에게 물어라. 내, 너에게 말해주리라."
"어떤 것이 학인의 자기입니까?"
"병정동자가 불을 구하러 왔구나!"
보은(報恩) 선사는 그 말을 듣고서 단번에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출처 : 청경우독(晴耕雨讀)
글쓴이 : 소요유逍遼遊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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