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간 자꾸 봉두가 애를 먹인다.
11년간 살면서 저런 정도로 애먹인 적은 없었는데 있는대로 뺀질거리면서 게이지를 있는대로 상승시킨다.
특히 지난 1년간은 입댈 때가 없을 정도로 말 잘 듣고 그랬는데 요번에 내가 수술하고 나서 보름쯤됐나부터 외박을 하고 새벽에 오더니 십리 가까이 먼곳으로 유람하여 걱정을 시키고 찾으러다니고 압송해온 일이 두 번이나 있었고 나한테 욕을 먹고 매맞고 쥐박히고 결국 전처럼 줄에 묶이게 되었다.
녀석이 그렇게 혼이 나고도 계속 정신을 못차리고 안 그래도 아파 기진맥진한 나에게 실망을 있는대로 시킨다.
실내에서 일년간 있다보니, 아이고 기넘어가서 그냥 상상에 맡기겠다. 나는 정말 녀석에게 하느라고 최선을 다했다.
새벽부터 비가 제법 내리고 있는데 새벽에 보니 비를 있는대로 맞으며 기침을 하고 있길래 데리고 들어와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주고 방에 데려와 자게 해주었는데 내가 많이 아프다보니 밖에 데리고나가 묶어주기가 힘들어 그러고 있는 차에 지인이 멀리서 죽 사들고 문병을 왔다.
강아지를 상당히 싫어하는 인데 밖에다 좀 묶어달라고 부탁을 했더니 어설프게하다가 녀석을 놓친거다.
비는 오고 차를 몰고 뒤따라 갔는데 아무리 불러도 서지않고 계속 앞으로 뒤로 약올리듯이 내빼는거다.
그 딴에 몸도 아픈데 비를 맞으며 이리 뛰고 저리 뛰고 고함을 지르면서 화가 머리꼭지까지 올랐다.
근데 그 사람은 자기가 놓쳐놓고 녀석을 안 잡아주고 그냥 가버렸다. 짜증이 있는대로 났다. 찬 비는 계속 많이 내리지 밤이라 걱정되어 여기저기 2바퀴나 돌고 들어왔는데 정말 너무 속상하다.
저 새끼가 정을 끊으려고 저러나.
계속 미운 짓을 한다. 너무 밉다.나쁜 자씩.
돌아오면 쌍코피가 나도록 패버릴 것이라 생각하고 마음을 억지로 진정은 시킨다고 시켰지만 겨울비치고는 제법 많이 내리는 비에 밤새 뒤척이며 녀석을 걱정하였다. 나쁜 자씩.
새벽6시에 문밖에서 봉두가 울면서 나를 불러 나갔더니 밤새 옷이 다 젖도록 비를 맞아 말그대로 <비맞은 개>가 되어 돌아왔길래 옷을 벗기고 뜨신 물로 세수시키고 방에서 몸을 녹이게 했더니 바로 도로롱거리며 잔다.
녀석의 얼굴을 씻기면서 안고 말했다.
" 봉두야, 이러지 마, 이러면 내가 너무 속상해, 자꾸 이러면 내가 너한테 욕도 하고
때리고 미워하잖아, 그러지 마
나는 우리가 끝까지 아름답게 마무리를 하고 싶어, 이 눔아, 내가 니를 사랑한다. 이 눔아, 봐라, 집 나가니 개고생이지? 아무튼 무사히 돌아와 정말 다행이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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