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먼저, 중국의 관영 잡지가 북한 정권의 후계자인 김정은을 표지 인물로 크게 소개했다는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답)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가 발행하는 시사잡지인 환구인물(环球人物, 영문명Global People)은 최신호인 10월 16일 자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공식화된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표지 인물로 싣고, ‘김정은, 북한의 신비한 후계자’라는 제목과 함께 크게 소개했습니다. 환구인물 잡지의 표지는 북한 인공기를 배경으로 김정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일성 주석 순으로 3명의 사진을 나란히 실었습니다. 김정은이 중국 관영 시사잡지의 표지 인물로 소개 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환구인물 잡지는 자사의 평양주재 특파원(저우즈란(周之然)) 등뿐 아니라 외국 언론 및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김정은의 후계자 등극 과정과 후계자로 선정된 배경, 인물 면면, 형인 김정남과 김정철이 후계자에서 배제된 이유 등을 8개 면에 걸쳐 전했습니다.
환구인물 잡지는 올해 28살의 젊은이인 김정은이 세계에서 가장 관심을 받는 뉴스 인물이 됐고 매체가 주목하는 권력자 지위에 올랐다고 평가하면서, 김정은이 왜 후계자로 선택됐고, 어떤 인물이며, 앞으로 그가 직면할 후계자의 길이 어떠할지 등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들이 아직 많다며 보도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문) 좀더 자세히 들어보죠. 우선, 김정은이 후계자로 등극한 과정에 대해 어떻게 소개했나요?
답) 잡지는 먼저 평양발로 ‘천천히 떠오른 새로운 별’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이 기사에서는 한국 매체와 ‘미국의 소리’ 방송 등 외국매체의 보도도 인용해 김정은이 지난달 말 대장 칭호를 받으며 김정일 위원장의 공식적인 후계자 지위에 오르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상세히 전했는데요,
특히 김정일 위원장이 아들 김정은의 정치무대 등장 속도를 너무 빠르지도 않고 너무 느리지도 않은 중간 정도로 조절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정치무대에 전면 등장하기는 했지만, 이른바 ‘청년 대장’은 여전히 외부세계에는 신비로운 인물로 남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문)북한과 특수관계에 있는 중국의 매체도 북한의 후계자와 관련한 정보를 얻기가 힘들다는 거군요?
답) 네. 기사를 쓴 환구인물의 평양주재 특파원은, 실제 자신이 평양에 상주한 지 몇 년이 지났지만, 북한 당국 인사들로부터 후계자 문제에 관한 소식을 거의 들어보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북한에서는 최고 지도자에 관한 화제는 매우 민감한 데다 지도자 개인을 화제로 해서 토론하는 것은 그를 존중하지 않는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며 북한 언론매체들도 그 동안 김 위원장의 아들 관련 소식을 정식 보도한 적이 없기 때문이라 중국 기자는 설명했습니다.
문) 김정일 위원장의 셋째 아들인 김정은이 위로 두 형들을 제치고 후계자로 선택된 배경에 대해 중국 잡지는 어떻게 전했나요?
답) 이 잡지는 김정은의 어렸을 때 사진과 모친 고영희의 사진을 나란히 게재하며 '왜 김정은을 선택했는가'는 제목의 기사를 냈는데요, 환구인물은 서방 언론과 10년간 김정일 위원장의 요리사를 지낸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 씨의 증언 내용을 인용해, 김정은이 어리지만 통찰력과 실천력을 갖추고 있어 미래 지도자로서 손색이 없었다고 소개했습니다. 또 김정은이 정치 문제 토론에서 지도자 자질을 보여준 점도 김 위원장의 마음에 들었다는 설명입니다.
환구인물은 그러면서 북한에서는 후계자의 최대 중요 조건은 수령에 대한 충성심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인들은 수령의 아들은 어렸을 때부터 부친 가까이에서 가르침을 받고 수령의 사상과 정신에 대해 매우 잘 이해 할 수 있으므로,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자도 반드시 아들 가운데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문) 김 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과 차남인 김정철이 후계자에서 배제된 이유에 대해서는 뭐라고 설명했나요?
답) 환구인물 잡지는 한국 등 외국 언론을 인용해, 김 위원장의 맏아들 김정남은 실제 어렸을 때부터 부친으로부터 총애를 받아 유력한 후계자 지위에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일 때문에 바쁠 때도 시간을 내어 김정남과 두뇌 게임을 즐기고 사격과 운전을 가르치기도 했으며, 노동당 중앙보위총국에서 요직을 맡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2001년 5월 김정남은 일본에 여행을 가면서 일어난 위조여권 사건을 계기로 후계자 지위가 좌절에 부딪혔고, 이후 해외에서 오랜 기간 생활하고 점점 북한의 권력 중심에서 멀어졌다고 전했습니다.
환구인물은 또 김 위원장은 둘째 아들 김정철이 오랜 기간 병을 앓아 몸이 약하고 과감성과 매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했고, 결국 셋째 아들 김정은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문) 이 잡지는 그러면 김정은의 인물 면면에 대해서는 어떻게 소개했나요?
답) 환구인물은 김정은이 어떤 인물인지를 소개하는 별도의 기사에서 ‘과단성 있고 지혜로운 청년 대장’이라고 제목을 뽑아 김정은에 대한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이 잡지는 서방 언론 등을 인용해 김정은의 모친 고영희의 이력을 자세히 전한 뒤, 김정은이 스위스 베른에 있는 공립학교 재학 때 급우들과 촬영한 사진도 게재하며 유학시절을 전했는데요, 김 위원장이 당시 스위스에 유학하던 김정은의 공개활동에 대한 관리가 엄격해 다른 지방을 가지 못하기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환구인물은 외부 평가를 따서 김정은이 일을 할 때 대담하고 열정이 넘치며 승부 결과를 매우 중시해 지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서, 한편으로 김정은이 유모감도 있어서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는 인물이라고 묘사했습니다.
환구인물은 또 김정은이 자존심이 매우 강하고 다른 사람이 자신을 부르는 호칭에도 매우 민감했다면서 과거 주위에서 형 김정철을 ‘큰 대장 동지’로, 자신을 ‘작은 대장 동지’로 부르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고, 이 때문에 주위에서 김정은에 대한 호칭을 ‘대장 동지’ 또는 ‘김대장 동지’로 바꿨다고 전했습니다.
문) 화제를 바꿔보죠. 오늘 중국의 제17차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 (17기 5중 전회)가 개막했지요?
답) 네, 공산당 17기 5중 전회가 오늘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했습니다. 18일 까지 나흘 동안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후진타오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를 비롯해 중앙과 지방의 공산당 간부들이 참여합니다.
특히 이번 ‘17기 5중 전회’에서는 차기 지도자와 관련한 인사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차기 지도자로 유력시 되는 시진핑 국가부주석이 후계자 자리를 보증하는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으로 선출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5중 전회에서는 내년부터 시작돼 5년 동안 진행될 제12차 5개년 계획의 기본노선을 확정할 예정인데요, 경제사회 논의와 관련해서는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최근 언급한 개념으로, 빈부격차와 지역격차 등으로 초래된 사회불안을 치유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자는 개념의 ‘포용적 성장'에 초점이 모아질 전망입니다. 이와 함께 최근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총리 등이 주창하고 나선 정치개혁 문제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 무엇보다 이번 회의에서는 시진핑 국가부주석이 중국의 차기 최고 지도자로 확실하게 자리를 굳힐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 않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중국에서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직은 차기 지도자 자리를 승계하기 위해 확보해야 할 필수 코스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중국 공산당 서열 6위인 시진핑 부주석은 2007년 제17기 공산당 대회에서 국가부주석에 오르며 차기 최고 지도자로 사실상 낙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시 부주석은 지난 해 10월 열린 4중 전회에서 중앙군사위 부주석 직을 차지하지 못해 차기 집권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이번 5중 전회에서는 시 부주석이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시 부주석은 이번에 군사위 부주석에 오르게 되면 자동으로 내년 3월 열리는 의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중앙군사위 부주석으로 선출됨으로써, 2년 뒤 권력 교체를 앞두고 당•정•군에 걸쳐 차기 최고 지도자로서의 지위를 확정짓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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