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도심의 한 바비큐 전문점. 쇠고기가 석쇠 위에서 지글지글 먹음직스럽게 익어가고 있습니다.
좋은 육질의 쇠고기로 유명한 아르헨티나에서는 쇠고기 스테이크가 주식이자 다이어트 음식으로 인기가 많은데요.
최근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 때문에 ‘쇠고기 왕국’ 아르헨티나가 시끄럽습니다.
하버드 대학 연구진은 최근 “쇠고기, 돼지고기 등 붉은색 육류를 매일 섭취하면 조기에 사망할 위험이 최대 13%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특히 소시지나 베이컨 등 가공육을 섭취하면 조기 사망 위험이 20%나 높아진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심혈관 질환 전문가는 쇠고기를 먹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며, 지방 함량을 고려해 섭취하면 된다고 말합니다.
#[세실리아 팔레르모/아르헨티나 심혈관 질환 전문 파발로로 재단 영양학자] “하버드의 연구 결과는 쇠고기가 다이어트에 큰 적이라는 걸 의미하는 건 아니다. 쇠고기는 우리의 다이어트 방법 중 하나이고, 우리 문화와 식습관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하버드 연구진은 지난 20여 년 간 미국인 12만 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했는데요. 붉은 육류를 더 많이 섭취할 경우 심장 질환, 뇌졸중, 암 등으로 사망할 확률이 높았다고 밝혔습니다.
팔레르모 박사는 지방 함량이 높은 육류는 심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며, 지방 함량이 낮은 육류를 섭취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세실리아 팔레르모/아르헨티나 심혈관 질환 전문 파발로로 재단 영양학자] “지방 함량이 높은 육류는 몸에 해로우며 심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우리가 명확히 해야 할 부분을 짚어보면, 우리가 즐겨 먹는 쇠고기의 지방 함량은 100g당 5% 미만이어야 한다.”
‘쇠고기 광(狂)’인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베르타 파스/부에노스아이레스 주민] “붉은 육류가 정말로 암과 같은 질병을 야기한다면 먹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육식 위주의 식습관이 완전히 변하지는 않을 거라는 게 대다수의 의견입니다.
#[우고 라몬 카스트레스/부에노스아이레스 주민]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쇠고기를 즐겨 먹는 식습관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전형적인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육식을 좋아한다. 맛이 끝내주기 때문이다.”
#[니콜라스 구스타보 고메스/부에노스아이레스 주민]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가족과 함께 바비큐 파티를 즐기며 고기를 먹는다. 우린 늘 고기를 먹는다. 만약 붉은 육류가 몸에 안 좋다면, 아픈 사람들이 수두룩하지 않겠는가?”
한편 하버드 대학 연구진은 붉은 육류 대신 생선을 먹으면 조기 사망 위험이 7% 낮아지며, 곡물 섭취 시에는 14%, 견과류는 19% 낮아진다고 발표했습니다.
동아닷컴 최정아입니다.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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