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이 저녁 한 때가 좋으네

조금은 슬프게 사는 게 깊은 그림자 드리울 수 있어 좋은 걸 조금은 그리웁게 사는 게 여운이 있어 좋은 걸 조금은 사무치는 마음으로 사는 게 공허할 수 있어 좋은 걸... 고독이 뒤집히면 삼매고 선정이라는 어느 큰스님 말씀이 아니어도 조금쯤 고독을 들여놓을 수 있는 내면의 그릇 하나 있다면 좋은 것을 나 오늘 그러하니 좋으네 깊이를 알 수 없는 우물 속, 그 위에 그려진 하늘 하늘밖에 볼 수 없다 해도 좋으네 겹겹이 쌓이는 사무침이 저 하얀 눈송이 되는 이 저녁 한 때가...

출처 : 천지불인(天地不仁)

글쓴이 : 반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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