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꿈의 해석

[스크랩] <완주칼럼> 희한한 꿈

감효전(甘曉典) 2012. 2. 1. 22:54

희한한 꿈

 

 

희한한 꿈을 꾸었다. 꿈에서 깨어나 불을 켜보니 벽시계는 새벽 한 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꿈에서라도 한 번 뵙고 싶은 어머니가 아내의 꿈에는 자주 찾아 오신다는데, 3월 15일에 돌아가신 뒤 내 꿈에는 한 번도 출연하지 않으셨다. 노자(路資)가 없어 그러시는지, 내가 출연료를 드리지 못할까봐 그러시는지 알아보고 싶지만 여쭐 방법이 없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승과 저승에서 자유롭게 통화할 수 있는 휴대전화나,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는 e-mail은 언제쯤 나올는지…….


어젯밤 꿈에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다. 무슨 일인지 그 자리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내가 무엇 때문에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는지는 기억에 없다. 그런데 김 위원장은 날더러 가방 한 개를 들고 자기를 따라오라고 했다.


내 가방은 골프 가방이어서 너무 크기 때문에 옆 사람이 들고 있던 종이대봉투를 빌려서 들고 따라 갔다. 2층으로 올라간 김정일 위원장은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에게 양해를 구하더니 금고에서 두툼한 현금뭉치 두 개를 꺼내 내 봉투에 넣어주었다. 그런 뒤 다시 한 뭉치를 더 주었다. 결국 세 뭉치를 받은 셈이다.

 

그래서 나는 이 돈으로 상금을 주면되느냐고 물었더니 김정일 위원장은 그러지 말고 그 동안 수고했으니 날더러 쓰라고 했다.


내가 무슨 일로 수고했는지 나도 모른다. 꿈인데도 나는 걱정이 되었다. 국가보안법이 엄연히 살아있는데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이처럼 큰 돈을 받고서 나 혼자 몰래 사용한다면 안 될 것 같았다. 정보기관에 신고를 해야겠구나 싶었다. 그러다 잠이 깨고 말았다.


어젯밤에 이처럼 희한한 꿈을 꾸었다. 나는 평소 돌아가신 어머니는 꿈에서라도 만나 뵙고 싶었지만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다. 그런데 뵙고 싶은 분은 아니 나타나시고 생각지도 않았던 뜻밖의 인물이 나타난 것이다.

 

또 내가 꿈속에서 받은 돈이 우리나라 돈인지 미국 달러인지, 아니면 북한 돈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꿈속에서도 복권을 사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떠올렸다. 꿈에 대통령이나 왕을 만나거나 돼지를 보고 복권을 샀다가 당첨되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어왔기 때문이다.


뵙고 싶었던 어머니를 뵐 수 없던 내 꿈에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불쑥 나오다니,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가? 용한 해몽가(解夢家)가 있다면 꼭 한 번 물어보고 싶다.


오후에 자동차를 몰고 전주역으로 갔다. 전주역 매점에서는 복권을 팔 거라 여겼던 까닭이다. 그런데 거기서는 복권을 팔지 않았다. 그 매점의 젊은이가 가르쳐준 건너편 슈퍼마켓으로 갔다.

 

창문에는 빨간 글씨로 ‘복권’이라고 씌어져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 복권을 달라고 했더니 복권이 없다면서 다른 로또복권 판매소를 알려주었다. 복권을 구입하려다 두 번이나 실패하고 나니 들떴던 내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복권으로 일확천금했던 사람들이 모두 불행해졌다고 하지 않던가?


문득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서 나는 복권을 사지 않고 빈손으로 돌아왔다. 이 희한한 꿈이 나에게 어떤 행운을 가져다줄지 모르니 내 마음에 그냥 담아두기로 했다. 역사의 고비에서 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현몽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내는 내가 무슨 꿈을 꾸었기에 복권을 사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또 내가 입을 열지 않았으니 내가 복권을 산 줄 알 것이다. 어찌되었건 어젯밤 내가 꾼 꿈은 참으로 희한한 꿈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어젯밤 꿈에 내게 돈 세 뭉치를 건네 준 것은, 오늘 열린 남북정상회담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무언가 두툼한 세 가지 선물을 주려고 그렇게 내 꿈에 현몽한 게 아닐까?

 

복권에 당첨되어 나 혼자 배 부르는 것보다 나라와 겨레의 앞날에 큰 도움이 될 값진 선물이 주어진다면 그게 더 좋은 일이 아니겠는가?

 

 

/김학=전북대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전담교수

출처 : 김경선 기자의 희망통신
글쓴이 : 완주신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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