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끼 식사로도 거뜬한 토마토죽이 개발됐다.
충남 서산의 한 농업인이 국내 최초로 토마토를 이용한 죽을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대산읍 기은리에서 토마토 농사를 짓는 한아름채소밭농원(www.chaesobat.co.kr) 대표 최근학씨(61)가 그 주인공. 최씨는 서산시농업기술센터에서 추진하는 2010 농업인기술개발사업에 참여, 2년여의 연구 끝에 최근 국내 최초로 토마토죽을 상품화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16년간 최고의 품질을 인정받으며 ‘토마토 박사’로 불리는 최씨가 토마토죽 개발에 나선 건 2007년의 일이다.
“지금까지 농사를 지으며 늘 최고의 상품을 생산했다고 자부하지만, 항상 들쭉날쭉한 토마토값으로 힘들었어요. 잘 받을 때는 한상자에 2만원이 훌쩍 넘다가도, 값이 떨어질 땐 그 4분의 1 가격으로 하락했으니까요. 그렇게 헐값으로 토마토를 넘기느니 이를 이용해 가공식품을 만들어 보자고 결심했죠. 그때 떠오른 것이 건강죽이었어요.”
그러나 주위의 반응은 싸늘했다. 너 나 없이 “토마토로 죽을 쑤면 누가 먹겠느냐”며 말리고 나섰지만, 그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마침 인근에서 호박농장을 경영하며 죽을 생산하고 있는 동생 근명씨(58)가 큰 힘이 됐다.
하지만 상품을 개발하는 일은 생각처럼 녹록지 않았다. 토마토를 갈아 찹쌀가루와 섞으면 모양은 제법 그럴싸했지만, 토마토의 시큼한 맛이 발목을 잡았다. 죽을 쑤고 또 쑤면서 시큼한 맛을 잡기 위한 그의 노력은 계속됐다.
“갖은 노력 끝에 구세주처럼 나타난 것이 바로 버섯추출물이었어요. 버섯을 이용하니 대부분의 잡냄새가 싹 잡혔죠. 하지만 고가의 재료비를 감당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때 연구를 도와주던 교수님 한분이 현미를 볶아서 써 보라고 자문을 해 주셨죠.”
풀릴 것 같지 않던 숙제가 풀리자 그는 지난해 10월, 충남농업대축전에 토마토죽을 선보이며 대규모 시음행사를 개최했다. 사람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자신감을 얻은 그는 본격적인 제품 생산에 들어갔고, 지난 21일 출시행사를 가졌다. <고향나루 토마토죽>이라는 이름으로 특허 및 상표출원을 마친 이 토마토죽은 부드럽고 달콤한 맛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최씨는 “토마토 죽 생산이 빠른 시간 안에 자리를 잡아 가격 폭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토마토 농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041-663-2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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