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욱 칼럼
강형욱 칼럼보호자 인터뷰교육후기
[생활/기타] 잃어버린 강아지를 찾는 골든타임 3시간
등록일 : 2017.10.24조회수 : 6282
1514858055_eb36b6062ff01c3e815e4704e3494296fe76e6dc1bb714439cf7c1_1280.jpg
" 죽일지언정, 잃어버리지는 말아야 한다. "
어릴 적 반려견 훈련소에 들어갔을 때 들었던 당부입니다.
제가 집착하는 여러 가지(?) 중의 하나가 있다면, 문단속입니다.
문을 열었으면, 다시 닫아야 하는 것은 보듬 캠퍼스(교육장)에 오는 누구에게나 통용되는 규칙입니다.
실제로 호통을 치면서 화를 내는 순간이 있다면, 문단속 때문일 겁니다.
저한테는 경험이 있습니다.
보호자가 내게 맡긴 반려견을 잃어버린 경험이 있습니다.
그 친구를 찾기 위해서, 아침저녁 할 것 없이 해가 뜨고 지는 것을 온몸으로 밖에서 며칠이고 지내면서 찾고 또 찾아다녔습니다. 그 녀석을 찾았을 때는 화도 나고, 고맙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고, 미안하고, 안쓰럽고, 가여운 마음이 복잡하게 섞이면서 그 당당하게 내 교육철학을 말하던 잘난 훈련사의 본새는 어디에도 없고 그냥 죄인 하나가 쓰러져 있었습니다.
저는 집을 나간 강아지를 잘 찾는 사람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런 경험을 많이 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저는 앞으로도 그런 실력은 갖추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그 실력은 경험에서 나오기 때문이고, 그 경험은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집을 나갔을 때 어떤 행동들을 하는지는 잘 알고 있고,
주변의 어려운 분들을 도와줬던 사례들을 모아서 몇 가지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반려견을 잃어버렸을 때, 크게 두 가지로 나눠야 합니다.
첫째, 살고 있던 집에서 잃어버렸느냐?
둘째, 타지에서 잃어버렸느냐?
첫째,
살고 있던 집에서, 특히 문을 열어뒀는데 나간 거라면 호기심으로 집 주변 또는 평소 산책길을 따라서 갈 겁니다. 만약, 차 또는 행인의 위협이 없다면 평소 산책로 또는 보호자와 자주 가는 곳을 갈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보통 도심 속에서는 횡단보도나 행인 그리고 오토바이같이 반려견의 방향감각을 잃게 하는 자극들이 많고, 시야가 좁고 복잡하여 자신의 냄새(마킹)을 남겨도 그 냄새가 또 다른 숱한 냄새 들고 뒤덮인다는 겁니다. 아주 어린 강아지 때 풀려 살면서 점진적으로 집과 주변을 번갈아 가면서 간격과 거리를 넓혔던 반려견이 아니라면 자기가 걸어왔던 길을 되돌아간다는 것이 매우 힘듭니다. 그래서 이렇게 호기심으로 나왔던 반려견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는 자신이 집으로부터 떨어진 것을 알고, 매우 당황하게 됩니다.
이때부터는 반려견은 시작합니다.
스스로 찾기[1]
= 자신이 걸어왔던 길을 되짚어보고, 냄새를 쫓아서 집을 찾습니다. 만약, 걸어왔던 길이 복잡하지 않고 순탄하다면(오토바이, 자동차 등등) 집을 다시 찾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평소, 반려견과 산책을 얼마나 자주 했느냐입니다. 산책을 자주 하는 반려견은 외출과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것을 같이 익힙니다. 그래서 평소 산책을 자주 하고 주변의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주변을 자주 산책하는 습관이 만약 집을 나갔을 때 잘 찾아올 수 있게 하는 방법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한국의 도시는 몹시 복잡합니다. 작은 골목도 많고, 횡단보도도 많습니다. 반려견을 보고 놀라는 사람과 자전거 오토바이가 인도에서 많이 다닙니다. 이런 상황에 반려견은 귀소하려는 본능보다는 순간 모면하고 싶어 하는 본능이 우선이기에 피하고 도망가는 것을 반복하면서 집으로 돌아가는 계획이 무산되기도 합니다.
기억 되짚기
= 스스로 집을 찾아가는 것이 무산된 반려견은 내가 보호자와 가장 마지막으로 있었던 장소를 생각해내려고 합니다. 그 친구들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동료와 함께 즐거웠던 그리고 마지막으로 배웅하고 만났던 장소에서 기다리면 다시 그를 만날 수 있을 거라고 강하게 믿기 때문입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계획이 무산되면 반려견은 어떻게든 보호자와 함께했던 장소를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공원이 될 수도 있고, 놀이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산책 중에 의자.. 아파트 입구.. 어느 카페테라스.. 매일 반려견은 여자 보호자와 함께 퇴근하는 남자 보호자를 기다리던 지하철 입구.. 보호자와 함께 가면 슈퍼 앞.. 보호자가 간식을 자주 주던 골목.. 자신을 한없이 예뻐하던 학교 운동장.. 길을 잃은 반려견은 기억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서, 보호자가 다시 나타나리라 믿는 곳에서 그를 기다립니다. 그러니 평소에 그냥 줄을 짧게 잡고 빨리 걷기만 하다가 집에 들어가지 말고, 정말 반려견과 시간을 같이 보내는 산책을 자주 해야 합니다! 그들은 다 그것을 기억하고 쌓아갑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변수는 있습니다. 오토바이와 자동차, 그리고 탐탁지 않게 보는 행인입니다. 갑자기 혼자가 된 반려견은 경계가 많아지고 쉽게 놀라게 됩니다. 반려견은 본능적으로 무리(가족) 속에서 강해집니다. 뜻하지 않게 이탈하게 되면, 극도의 불안을 느끼고 경계가 많은 상태가 됩니다. 여기서 오토바이의 경적 소리는 모든 방향 감각을 잃게 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찾기[2]
=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으면, 반려견은 다시 스스로 가족을 찾으려고 합니다. 문제는 이때부터입니다. 위에 단계에서는 가능하면, 동네 주변에 있습니다. 평소 산책을 하던 거리만 큼에서 더는 많이 벗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단계까지 오면, 반려견이 어디로 어떻게 갈지 모릅니다. 이때가 되면, 반려견은 스스로 흔적을 찾으려고 하지만 도심 속에서 절대 쉽지 않기 때문에 찾는 범위만 넓어집니다. 그러다 실수도 자동차 전용도로라도 타게 되면, 큰일입니다. 보통 자동차 전용도로에는 가드레일이 있는데, 그 가드레일이 반려견의 생각을 막아버립니다. 우리는 단순하게 그냥 얼마 안 되는 가드레일을 넘어버리면 될 거로 생각하지만, 반려견은 자신의 점프하는 곳에 대한 확신이 있어서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반려견은 주저하고 그냥 그 가드레일을 따라서 계속 걷게 됩니다. 그래서 간혹 우리가 운전 중에 로드킬 된 개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 아니, 어떻게 여기에 개가 있지? 어디에서 나왔을까? 주변에 민가가 있나? " 하지만, 대부분이 실수로 자동차 전용도로에 들어선 개들이 당황해서 그 길을 따라가다가 쭉 걸어왔을 가능성이 큽니다. 두 번째, 스스로 찾는 단계에 오면, 사실 반려견이 어디까지 가게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어떤 반려견은 이동하다가 다시 돌아오기도 하고, 어떤 반려견은 당황에서 방향을 정말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숨기
= 대부분 반려견이 스스로 찾다가 체력이 떨어지면, 숨는 행동을 많이 합니다. 간혹 사회성이 좋은 반려견 중에는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반려견들이 있습니다. 이런 반려견들은 사람에게 다가오거나 열려있는 집으로 들어가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런 일에 익숙하지 않아서 소리치고 내쫓을 수도 있지만, 한 번쯤 도움이 필요해서 왔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또 인식표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고 내장형 칩으로 하길 바랍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목걸이 네임택을 많이 해주지만, 실제로 반려견을 잃어버렸을 때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일어나기에 꼭 내장형으로 해주길 바랍니다. 하지만, 반대로 소극적인 반려견은 이제부터 숨기에 돌입합니다. 먹는 것, 마시는 것을 줄이고, 사람의 인기척이나 큰 자극을 최대한 피하려고 노력합니다. 벽을 타고 걷거나, 자동차 옆에서 숨는 것과 다시 걷기를 반복합니다. 이때는 흥분과 놀람 그리고 생존하려는 본능이 높아져서 실제로 자신의 보호자가 이름을 불러도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반려견은 잡으려고 하면 할수록 마음의 담을 높이기 때문에 확인한 계획이 있는 구조가 아닌 이상, 천천히 마음을 풀고 다가오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반려견은 집을 잃어버렸을 때,
스스로 찾기[1] → 기억 되짚기 → 스스로 찾기[2] → 숨기
이런 패턴으로 움직입니다.
둘째,
타지에서 잃어버렸을 때..
타지에서 잃어버렸다면, 동물병원에서 또는 여행 중에 또는 호텔이나 훈련소 같은 위탁소에서 잃어버린 경우일 겁니다. 이때는 정말 많은 경우의 수가 생겨버립니다.
1, 얼마나 머물렀느냐?
2, 평소 알던 곳인지? 아니면, 첫 방문이었는지?
3, 주변을 산책했는지?
4, 도심인지? 아니면, 농가 또는 전원 단지인지?
먼저 이야기를 드리자면, 도심이 아니고 자동차가 많지 않고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다면, 반려견과 마지막으로 봤던 장소에서 기다리면 돌아올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캠핑을 가서 반려견을 잃어버렸는데, 며칠이 지나고 다시 그 캠핑장으로 반려견이 찾아온 사례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반려견과 산행을 할 때, 고라니나 너구리를 쫓아가느라 반려견을 놓쳤을 때 그냥 그 자리에 있으면 곧 반려견이 그 자리로 돌아오기도 합니다.(단, 그 자리에 있으셔야 합니다. 찾아가면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또, 1~2시간이 지나 나는 대도 돌아오지 않는다면, 입고 있던 옷이나 가방을 그 자리에 내려놓고 다음 날 오면 그 자리에 반려견이 기다리고 있는 모습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도심 속입니다. 도심 속에서 그것도 반려견이 모르는 타지라면, 아주 곤란합니다. 반려견이 어떤 것을 선택하고 할지 예측할 수 없으며 더 쉽게 당황에서 차도로 들어가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98%가 도시에서 산다고 합니다.
대부분 반려견이 도시에 산다는 거겠지요.
그 반려견이 도시에서 길을 잃었다면, 정말 끔찍한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어떤 분은 잃어버린 반려견을 찾는 것은 천운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만약, 내 반려견을 잃어버렸다면 3시간을 넘기지 말아야 합니다.
많은 반려견이 스스로 찾기[1] 에서 기억 되짚기 단계까지 약 3시간이 걸립니다.
물론, 개체 차이가 있겠지만, 여러분은 더 빨리 찾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 노력으로 평소 해야 하는 작은 일들이 있습니다.
1. 매일 산책하기 = 외출과 돌아오는 것을 매일 공부할 수 있어요.
2. 좋아하는 장소 만들어주기 = 그곳에서 기다릴 거예요
3. 인식 표하기 = 내장형 칩으로 무조건하세요! 집 나갈 때, 목걸이 차고 나가지 않아요!
4.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기 = 혼자는 할 수 없어요.
5. 잃어버리지 않기 = 제일 중요해요!
사랑하는 반려견을 잃어버리는 것만큼 슬픈 일은 없습니다.
여러분께서는 부디 그런 경험을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블로그 카카오스토리
이전글[산책] 가슴줄과 3미터 리드줄을 사용해보시는 건 어떨까요?다음글[생활/기타] 보듬 견종 소개: 말티즈
목록으로
이용약관 개인정보취급방침 제휴/섭외/도매문의 채용공고 고객센터
(주)보듬컴퍼니대표: 강형욱 사업자등록번호: 114-87-19376 통신판매업허가번호 2014-서울서초-1539
주소: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석실로260번길 13-58, 외 3필지 전화: 1800-6358
COPYRIGHT(C) 2017 (주)보듬컴퍼니 All right reserved.
'건강 > 강아지 ·고양이 응급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반려동물 초상화 (0) | 2015.03.30 |
---|---|
애완견, 주인 죽자 울며 식음전폐.사망 (0) | 2012.04.21 |
[스크랩] 진돗개 `우월 유전체의 비밀` 풀렸다 (0) | 2012.04.16 |
[스크랩] 강아지의 질병 소개 (0) | 2012.03.19 |
[스크랩] 개의 응급사태 유형과 대처법 (0) | 2012.0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