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感情)의 분자(分子)-병 치료에 마음가짐이 중요한 이유는?]
<캔더스 퍼트>라는 여성 과학자가 있습니다. 아편 수용체를 최초로 발견한 분으로, 물리적 현상을 규명하는 정통 과학자임에도 불구하고 이 분은 마음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하십니다.
거기에 마음을 전적으로 뇌 기능의 결과로 보는 현대 뇌과학 이론에 강하게 반발하며, <마음이란 몸의 세포와 기관과 계통 사이를 돌아다니는 일종의 정보 흐름>이라고 말합니다. 즉, 우리가 경험하는 마음은 물질이 아니지만 거기엔 몸과 뇌라는 물리적 토대가 있으며, 정보의 흐름과 관계 있는 비물질적, 비물리적 토대도 함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음은 그러한 네트워크를 통합하는 것으로 몸의 각 기관과 세포를 연결하고 조화를 이루게 한다고 합니다. 생명체라고 하는 유기체를 일종의 <정보네트워크>로 보는 것입니다.
퍼트에 따르면 우리 몸에는 감정을 전달하는 물질이 있습니다. 기쁨과 슬픔 같은 감정이 현실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마음만 가지고는 안 되고 감정이 일 때 그런 감정을 실지로 현실로 나타내게 하는 물질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감정, 마음은 그런 물질을 통해 구체적으로 표현된다는 것인데, 퍼트는 이런 감정을 전달, 표현하는 물질을 <감정의 분자>라 부릅니다. 마치 인슐린을 통해 혈액의 당(糖)이 조절되고 아드레날린을 통해 혈압이 조정되듯, 우리의 감정은 <감정의 분자>를 통해 온 몸으로 전달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슬프고 기쁘고 괴롭고 행복한 <한 생각>이 일면 우리 몸에서 거기에 해당되는 감정의 분자가 분비되고, 이렇게 분비된 감정 물질은 우리 몸 곳곳에 있는 수용체(receptor)와 결합하여 혈압이 오르고 맥박이 급격히 뛰며 호흡이 가빠지고 땀이 나는 등 마침내 슬프고 기쁜 감정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퍼트에 의하면 이런 감정의 분자는 일종의 <신경펩타이드>이며, 우리 온 몸에 골고루 퍼져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감정의 펩타이드 분자가 몰려있는 곳은 요가 수행자들이 말하는 중추신경계의 모임인 <챠크라>와 정확히 일치한다고 합니다(차크라는, 성욕부터 고차원 의식까지, 육체와 정신의 모든 기본 기능들을 다스리는 미약에너지임) .
감정의 분자는 그렇게 우리 온 몸을 흐릅니다. 그리고 양의 되먹이기(positive feedback)를 가져온다고 합니다. 퍼트의 말에 의하면 감정이 표현될 때, 즉 감정의 토대인 생화학물질들이 자유롭게 흐르고 있을 때 모든 체계가 통일되고 완전해 집니다. 그렇지 않고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고 억제하면 네크워크 경로가 막히면서 우리에게 활기를 주고 생물학과 행동을 운영하는 통합의 화학물질인 감정의 물질들이 흐름을 멈추어버립니다. 퍼트는 이렇게 화학물질(감정의 분자)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한 상태에서 투입되는 모든 약은, 정신신체네트워크를 자연스럽고 균형있게 운영하는 많은 피드백고리를 방해하여 정신과 신체에 병을 일으키게 된다고 합니다.
우리는 똑같은 치료법을 써도 더 잘 듣는 분이 있고 그렇지 못한 분이 있음을 주위에서 봅니다. 똑같은 스케줄에 따라 똑같이 치료했는데도 결과가 다른 것입니다. 퍼트의 연구에 의하면, 이런 일이 일어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우리 마음>에 있음을 시사합니다. 즉, 감정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할 때, 마음이 밝지 못하고 어두울 때, 마음에 막힌 것이 있을 때 우리 온 몸에 분포되어 있는 감정의 물질들(신경펩타이드)의 흐름도 그만 막혀 버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신경펩타이드의 흐름이 막혀버릴 때, 우리 몸은 밖에서 들어오는 많은 정보를 원활히 이용할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수술을 해도 회복이 늦고 뜻하지 않은 곳에서 합병증이 나타나고, 강력한 약을 복용해도 그 약들이 제 기능을 하지를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병을 앓는 분들이 밝은 마음을 가져야 하는 이유도 이런 데 있습니다. 마음이 어두울 때 우리는 흔히 가슴이 탁 막히는 느낌을 받는데, 그런 느낌이 들 때 우리 몸의 감정의 분자들 역시 흐름을 멈추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많은 치료를 무용지물로 만듭니다. 언제나 밝은 생각, 밝은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우리는 퍼트 박사의 말에서 봅니다.
普賢合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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